난데없이 악마의 실존 여부를 둘러싼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예수회 총원장 아투로 소사 신부가 스페인 신문 엘 문도(El Mundo)와 인터뷰에서 “악을 표현하기 위해 악마와 같은 상징적 형상을 만든 것일 뿐”이라며 악마의 존재를 부인하는 듯한 말을 한 것이 발단이 됐다. 지난해 10월 총원장으로 선출된 남미 베네수엘라 출신의 소사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뿌리’가 같아 주목받는 인물이다.
‘가톨릭 헤럴드’ 편집 자문인 겸 윤리신학 박사인 알렉산더 스미스 신부는 “그의 발언은 정통적 관점으로 해석하기 힘들고, 가톨릭 교리와도 모순된다”고 반박했다. 또 “예수 그리스도는 사탄을 적극적이고 교활한 상대로 보았다”며 그리스도가 광야에서 사탄의 유혹을 물리친 사건 등을 언급했다. 이어 “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루카 10,18),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루카 11,20) 등 그리스도가 악마의 존재를 직접 언급한 내용을 열거했다.
이는 소사 신부가 “성경은 예수의 말씀을 녹음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 말씀하신 내용에 대해 많은 성찰이 뒤따라야만 했다”고 밝힌 데 대한 반론으로 이해된다. 스미스 신부는 “성경의 진실성에 의문을 던진 발언”이라며 유감을 뜻을 나타냈다.
이탈리아의 구마 사제 산테 바볼린 신부도 “악마는 추상적 개념이 아니다”며 가세했다. 그는 악마의 실존을 언급한 교회 문헌들 가운데 제4차 라테라노 공의회(1215년)가 “악마와 다른 악령들은 하느님의 선하신 본성에 의해 창조되었으나 그들 스스로 (하느님 뜻을 거스르고) 사악해졌다”고 천명한 부분을 제시했다.
또 바오로 6세 교황이 1972년 교회 현실을 언급하면서 “하느님 성전에 ‘악마의 연기’가 들어온 것 같다. 교회의 급선무 중 하나는 악마라고 부르는 악으로부터 교회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한 것을 상기시켰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서 악마에 대해 서술된 부분도 찾아 내밀었다.
“악은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한 인격체 곧 사탄, 악마, 하느님께 대항하는 천사를 가리킨다. 악마는 하느님의 계획과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룩된 하느님의 구원 사업을 가로막는 자이다.”(제2851항)
미국 필라델피아대교구장 찰스 차풋 대주교는 공교롭게 악마를 주제로 쓴 글을 5일 자 교구 신문에 기고했다. 그는 악마의 맹렬한 기세를 우려하면서 “신앙을 저버리고 이성과 과학을 맹종하는 사회는 하느님을 잊고 악마와 거래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소사 신부는 인터뷰 발언에 대한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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