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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단

[발효식품과 영양] 이야기를

참 빛 사랑 2017. 4. 20. 19:42

[건강소식] 백세시대, 건강하게!

/ 콩 발효식품과 건강하게 먹자!/ 운동, 시작은 짧고 쉽게




[발효식품과 영양] 시리즈를 시작하며

 일본의 ‘낫또’, 불가리아의 ‘요구르트’, 한국의 ‘김치’, 프랑스의 ‘와인’. 
각국의 대표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이 식품들은 ‘발효식품’ 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유를 상온에 방치하면 부패가 일어나지만, 우유에 어떤 효소들을 함께 두어 특정한 조건과 환경을 갖추어주면 발효가 일어나 몸에 유익한 성분과 유산균이 생성됩니다. 원재료의 특성과 미생물의 종류, 발효 조건과 환경에 따라 맛과 향, 저장성, 영양적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발효 과학’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지요. 우리나라는 간장, 된장, 고추장, 청국장, 김치, 젓갈, 식혜, 막걸리 등의 발효식품이 특히 발달하였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임상영양컬럼에서는 [맛과 영양] 시리즈에 이어 [발효식품과 영양]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콩 발효식품

식탁에 자주 올라오는 단골 메뉴.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인 된장찌개. 생각만 해도 군침이 꿀꺽 넘어갑니다. 이웃집에서 밀려오는 구수하면서도 독특한 냄새의 주인공. 청국장찌개. 어릴적엔 냄새 때문에 코를 움켜쥐었지만 이제는 구수한 맛을 즐기며 맛있게 먹는 음식입니다. 언제부터 이렇게 즐겨먹는 음식이었을까요? 중국의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보면 ‘고구려 사람들은 발효식품을 잘 만든다.’는 문구가 있습니다. 삼국지 신라본기 편을 보면 왕실의 폐백 품목 중에 장류가 포함되었다는 기록도 남아있죠. 아주 오래전부터 장류를 담그고 즐겨먹어 왔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된장, 청국장과 같은 발효식품은 오래도록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에 깊이 배어 있습니다. [발효식품과 영양] 첫 이야기로 콩 발효식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콩 발효식품이란

대표적인 콩 발효식품인 된장, 청국장, 낫또는 모두 바실러스 섭틸러스(Bacillus subtilis)를 이용하여 발효시켜 만든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실러스 섭틸러스는 마른풀, 토양 등 자연에 널리 분포하는 균으로 메주나 청국장을 띄울 때 매달거나 덮는 볏짚에 있는 바실러스 섭틸러스가 콩을 발효하는 역할을 합니다.

된장은 띄운 메주를 소금물에 장기간 숙성, 발효를 하는 과정을 거치는 반면 청국장은 삶은 콩을 볏짚과 함께 따뜻한 장소에 두면 짧은 시간 내에 비교적 간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전쟁 중에는 말안장 속에 콩을 넣어 발효 시킨 뒤 빠르게 조리해 먹었다는 것을 고전에서도 찾아 볼 수 있죠. 청국장은 발효시킨 뒤 파, 마늘, 고춧가루, 소금 등을 넣어 저장성을 높이는 과정을 거친 후 끓여먹습니다. 낫또는 바실러스 낫또(Bacillus natto)균을 순수하게 배양하여 삶은 콩을 발효시키는 것으로 간장, 달걀과 함께 저어 그대로 먹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콩이 발효되면 어떻게 달라질까요

콩은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 불릴 만큼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입니다. 콩에는 곡류에 부족한 필수아미노산인 리신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밥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아미노산을 보충해주는 좋은 단백질 급원입니다. 그러나 콩은 조직이 단단할 뿐만 아니라 콩 안에는 소화를 방해하는 물질이 있어서 날콩으로는 소화흡수가 어렵습니다. 콩을 익혀 먹으면 소화흡수울이 60%정도에 이르지만 발효과정을 거치면 간장 98%, 된장 · 청국장 · 낫또 85% 정도로 소화흡수율이 높아집니다. 바실러스 섭틸러스에 의해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소화흡수에 유리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발효하는 과정을 통해 기존의 성분이 강화되거나 새로운 생리활성물질이 생성됩니다. 특히 리보플라빈(비타민 B2)과 혈액응고에 관여하는 비타민 K가 현저하게 증가합니다.

섭틸린(subtilin)이라는 항생물질 또한 바실러스 섭틸러스에 의해 콩이 발효하는 과정 중에 생성됩니다. 이 성분은 병원성 세균, 황색포도상구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고 이질병, 장티푸스의 예방 및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습니다. 

섭틸리신 나트(subtilisin NAT, 낫또카이네이즈라고도 함)는 발효과정 중에 생성된 단백질 분해효소로 고혈압억제효과와 혈전용해효과가 있다고 밝혀졌습니다.
 
청국장과 낫또의 특징인 끈적이는 점질물. 이것은 콩이 발효하는 과정 중에 생성되는 물질로, 폴리글루탐산(polyglutamic acid)과 프락탄(fructan)의 혼합물입니다. 이 점질물은 항균작용, 혈전용해효과, 고혈압억제효과 및 면역 활성 등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면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콩 발효식품 건강하게 이용하세요
이러한 건강상의 이점에도 불구하고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콩 발효식품은 바실러스 섭틸러스와 같은 유익균에 의해 발효가 되지만, 발효 · 보관 시에는 유해균의 증식 우려 역시 있습니다. 또한 콩 발효식품은 단백질함량이 높은 식품으로 위생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바이오제닉 아민(Biogenic amines) 생성의 위험성이 높습니다. 바이오제닉 아민은 단백질 발효과정 중에 생성될 수 있는 유해물질로 히스타민, 티라민 등이 있으며, 지속적인 섭취 시 신경계 이상,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에 따르면 콩 발효식품을 직접 만들어 먹는 경우 메주를 18-20℃ 정도에서 띄우는 것을 권장하고 마늘 첨가 시 히스타민 생성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청국장을 5분 정도 끓이면 청국장 안의 미생물과 효소 등이 파괴되며, 비타민 B 군도 50% 정도 파괴되므로 청국장찌개를 끓일 때에는 청국장은 마지막에 넣어 한소끔 끓여서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류는 보관을 위해 소금에 절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욱이 국이나 찌개로 섭취하는 경우 염분섭취량이 의도치 않게 많아질 수 있습니다. 된장찌개, 청국장찌개 등을 섭취할 때는 채소를 충분히 함께 섭취하여 채소의 칼륨이 나트륨을 몸 밖으로 함께 배출할 수 있도록 합니다. 낫또의 경우 보관 시 염분처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밥과 채소와 함께 섭취하면 저염으로 건강하게 먹기에 좋은 방법입니다. 낫또나 생청국장을 그대로 섭취하는 경우 독특한 냄새와 끈적임 때문에 먹기가 거북하다면, 상추나 케일 등의 야채나 김 등에 한 숟가락정도 얹어서 싸서 먹는 것을 권장합니다.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식수술 후 또는 항암치료 등으로 인해 면역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감염 예방을 위해 생청국장이나 청국장환, 청국장가루, 낫또를 섭취하지 않도록 합니다. 와파린과 같은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경우 약과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비타민K 함량이 높은 청국장환이나 가루는 피해야 합니다. 만성콩팥병이나 간성혼수의 위험이 있는 경우 단백질 제한이 필요하므로 고단백식품인 생청국장과 낫또는 과량 섭취하지 않도록 합니다.

글. 서울대학교병원 임상영양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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