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2025/04/12 6

[현장 돋보기] 확신의 예스키즈존, 성당

“애 우는 소리가 시끄러워요” “사고라도 나면 어떡하나요?”2023년 기준 아동의 입장을 거부하는 국내 노키즈존(No Kids Zone) 사업장이 500곳 이상으로 추산됐다. 국가 위기로까지 언급되고 있는 저출생 시대에 출산을 장려하는 정부 방침과는 엇갈리는 추세다. 환영받기는커녕 아이가 있으면 음식점·카페·편의시설 이용마저 거부당하는 현실에 고개를 젓는 사촌 언니의 푸념이 귓가에 맴돈다.아이의 울음소리가 당연하지 않은 현실은 일반 사회만의 모습이 아니다. “경건한 미사에 방해될까 봐” “하느님 성전이 아이들의 부주의함으로 훼손될까 걱정”이라는 등 여러 이유로 부모와 아이는 다른 신자들과 같이 성전에 앉아 미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좁은 유아방에서 미사에 참여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편의일 ..

사람들 2025.04.12

[박성호 신부의 철학 일기] 희망, 그 실존에 대하여

저는 주로 저학년들을 가르칩니다. 신학교에 입학하면 철학을 먼저 배우거든요. 특히 신입생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보람이 쏠쏠하지요. 참 대견합니다.올해 광주가톨릭대학교 신입생은 수녀님 3명, 사제 지망 수도자와 교구 신학생들을 합해 17명까지 모두 20명입니다. 신입생들이 한아름의 꽃다발이면, 아직 활짝 피지 않은 꽃망울 다발 같은 것이겠죠. 각자 나름의 어려움을 갖고 시작합니다. 그 시절의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성격적으로 성숙해가는 단계일 수도 있고, 필요한 인문학적 소양을 열심히 갈고 닦아야 할 수도 있고, 기도가 서툴기도 하겠죠. 하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정말이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진지한 구도자들입니다. 온 힘을 다해 하느님을 믿고자 하며, 그분께 가까이 가려고 노력합니다. 모두 희망에 가득차 있기 ..

사람들 2025.04.12

[사도직 현장에서] 너를 통해 나를 본다

2023년 6월 중순쯤 병원사목(원목)으로 부임한 후 한 달이 지나서 CPE(Clinical pastoral education)라는 ‘임상사목교육’을 받았다. CPE란 삶의 위기에 직면한 이들을 위해 ‘영적 돌봄’을 하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짧게는 2개월, 길게는 4개월 정도 걸린다.이때 힘들었지만 의미 있는 일을 경험했다. 교육받는 주간마다 축어록, 곧 환자와의 대화록을 발표하는데 이를 준비하기 위해 짧게는 20분에서 길게는 2시간 정도 ‘환자 돌봄’을 해야 한다. 나는 의료진들에게 양해를 구해 많게는 10명에서 적게는 3명 정도의 환자를 종교와 상관없이 만났다.여러 환자를 만나 육체적 아픔만이 아니라 정신적·영적 아픔을 마주할 수 있었는데, 특별히 인상에 남는 환자 한 분이 계신다. ..

영성생활 2025.04.12

[시사진단] 봄봄봄 (김인숙 모니카,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

봄이 왔다. 산책길 옆 나뭇가지들에서 여린 새싹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그 모습이 하도 신기하고 예쁘고 대견해 열심히 카메라에 담아본다. 4~5월, 녹색의 세상이 눈앞에 펼쳐질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린다. 요즈음 인기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의 오프닝 곡 ‘봄’과 이 곡의 가사 속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봄 봄 봄 봄 봄이여”도 마음에 콕 들어와 박힌다.그러나 2025년의 봄을 그 자체로 맞이하기에 우리는 무언가 목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아프고 이 가시가 뽑히지 않을까 불안하다. 물론 그 근원은 작년 12월 3일 계엄사태다. 12·3 계엄 이후 벌써 5개월째 대다수 국민은 우리 사회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불안하다. 폭력적이고 반헌법적이며 반민주적 증오의 말과 행동들이 대규모 군..

사람들 2025.04.12

[신앙단상] 음악과 신앙이 하나되는 순간(손일훈 마르첼리노, 작곡가)

유럽 대부분의 도시에 있는 성당에서는 매달 한두 번씩 클래식 공연이 열린다. 오르간 연주자는 물론이고, 피아니스트·앙상블·합창이나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편성으로 많은 연주자가 오간다. 아무래도 연주하는 장소가 십자가와 제단 아래이다 보니, 콘서트홀에서 연주하는 것과 비교하면 프로그램부터 울림·드레스 코드까지 달라진다. 좀더 점잖고 종교적인 곡, 그리고 무엇보다 저 높은 천장 위로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성스러운 울림이 더해지면서 더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나는 성당에서 작품을 발표하거나 연주할 때면 리허설을 마치고 내부를 둘러본다. 유럽의 성당은 대부분 오래되었기 때문에 그만큼 오랜 세월 동안 그곳을 거쳐간 예술가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 개인적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일이 있다면 네덜란드 하를렘에 있는 성..

사람들 2025.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