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단상} 사순을 사순답게 하는 음악(손일훈 마르첼리노, 작곡가)
유럽에 살면서 매년 이맘때면 마주하는 것들이 있다. 사순 시기를 앞두고 카니발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다.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네덜란드 등 나라마다 특정 지역에서 사람들이 분장을 하고, 춤을 추면서 며칠 동안 먹고 마시는 파티다.내가 살고 있는 독일 북서부 지역은 특히 이 카니발 문화를 중요하게 여기는데, 이때에는 대다수 사람이 분장하고 출근하고 거리를 돌아다니며, 대낮부터 새벽까지 퍼레이드와 공연을 이어간다. 성탄절 이후 맞이하는 가장 큰 행사이기도 하다. 어둡고 추운 긴 겨울 동안 어떻게 참았는지, 많은 인파가 모이는 중심지의 대중교통이나 밤 거리에는 주체할 수 없을만큼 신이 나버린 사람들이 가득하다. 그렇게 즐긴만큼 그들이 실제로 사순 기간 절제된 삶을 사는지 묻는다면 확인할 길이 없지만, 그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