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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아현동본당(주임 김현 신부)이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520일대 북아현2재정비촉진구역(북아현2구역)과의 일조권 침해 관련 소송에서 소를 취하 신청하면서 합의 단계가 마무리에 접어들었다. 3심 대법원까지 진행된 소송전이 3년 만에 봉합된 것이다. 특히 최근 도시정비사업이 활발한 서울에서 본당 측이 재개발조합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해 주목받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아현동본당 측은 2월 19일 대법원에 소취하서를 제출했다. 전날 피고 측인 북아현2구역 측 소송대리인도 소취하동의서를 제출해 합의 절차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아현동본당 관계자는 “18일 성당과 조합 양쪽 모두 합의하는 데 동의했고 날인해 공증 절차까지 마쳤다”며 “조합 측에서 당일 본당에 187억 원 중 10%를 계약금으로 받으면서 효력이 발생한다고 보고 소를 취하했다”고 말했다.
그간 본당과 조합 측은 일조권 문제 등으로 갈등이 있었다. 재개발지와 인접한 본당 측은 최대 지상 29층에 달하는 아파트가 준공되면 그 영향으로 성당 일조량이 줄어들고, 도로 신설 시 성당 수녀원 피난 계단 부지 일부를 침범한다는 문제를 제기해왔다. 조합 측은 2022년 성당이 현 위치에 존치한 사업시행변경계획인가를 얻었지만, 아현동본당 측은 이같은 문제를 제기하며 서대문구청과 조합에 사업시행인가 취소 소송을 청구했다.
지난해 5월 1심은 조합 측의 승소로 판단했지만, 지난해 12월 항소심에서 결과가 뒤집혔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피고(조합) 측이 사업계획시행변경인가로 원고(아현동본당)를 제외한 조합원의 편익만을 고려해 공익을 침범한 점을 들어 원고 승소를 명했다. 본당 관계자는 “아파트가 지어짐으로 인해 현재의 생활이익을 침해당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고 2심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재판 승소 뒤인 지난해 12월 아현동본당 측은 조합에 2024년 기준 새 성당 신축비 187억 원 지급 혹은 현 성당 위치 유지 등 선택을 골자로 한 합의안을 전달했다. 본당은 조합에 보낸 공문에서 “조합은 이 안건들을 조합총회에 상정해 조합원들의 의결로써 가결된다면 즉시 서대문구청과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모든 소를 취하할 것임을 합의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조합은 1월 23일 총회를 통해 아현동본당에 신규 건축비 및 임시 가건물 공사비 등을 지급하는 본당 측 합의안에 동의하는 것으로 의결했다. 본당은 추후 정비구역 내에서 이전할 예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절차에 지연 없이 추진하기 위해 합의한 것”이라며 “조합원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의결 요건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본당 관계자는 “오랜 시간 끝에 갈등이 잘 봉합됐다”며 “이 기간 중 힘든 일도 있었지만, 주임 신부님의 헌신이 있었고 주님의 은총으로 잘 풀리게 됐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성당 측이 정비사업 소송서 승소한 것은 서울대교구 내에선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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