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온 미등록 외국인 부부에게서 미숙아로 태어난 플로라(가명, 0)양이 비위관을 낀 채 인큐베이터에 누워 있다.
밤잠 줄여가며 일해도 빚 1600만 원
인큐베이터에 누워 있는 막내딸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오늘도 새벽같이 일터에 나와 있는 아차라(가명, 32)씨가 휴대폰으로 하염없이 딸 사진을 바라본다. 식당에서 일하다 잠깐이라도 시간이 나면 태국에 두고 온 어린 두 아들과 미숙아로 태어나 줄곧 입원해있는 딸 사진을 넋 놓고 보는 것이 어느덧 습관이 됐다.
미등록 외국인이란 신분인 탓에 눈 깜짝할 사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병원비 속에도 아차라씨 부부의 기쁨은 매일 조금씩 늘어나는 딸 플로라(가명, 0)양의 몸무게다. 아차라씨는 임신 29주차에도 어김없이 새벽 4시 30분부터 식당일을 하다 진통을 느끼고 쓰러졌다.
1.35㎏으로 태어난 플로라는 13분간 호흡을 하지 못했다. 의사도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라고 말할 정도로 생사가 불분명했던 딸은 겨우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분유도 스스로 삼키지 못해 튜브를 통해 영양분을 섭취하는 상태다. 그런 아이의 몸무게가 0.01~0.02㎏씩 늘었다는 병원 알림이 올 때마다 아차라씨는 기뻤다. 출산 후 병원비를 벌기 위해 몸조리도 하지 못한 채 다시 식당일에 뛰어들어야만 하는데도, 아이만 살릴 수 있다면 어떤 고난도 기꺼울 따름이었다. 더 이상 플로라가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청천벽력 소식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태산같이 불어난 병원비는 5억 원을 넘겼다. 아차라씨 부부의 사정을 알고 배려해주던 병원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된 것이다. 병원비 감면을 받기 위해서는 이들이 일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등 각종 서류가 필요했지만, 한국어도 서툰 미등록 외국인 부부에게는 언감생심이었다.
딱한 사정을 전해 들은 착한목자수녀회 이주노동자 방문 사도직 ‘그린도어(Green Door)’의 권영주 수녀는 직접 아차라씨 부부의 고용주들을 찾아다녔다. 미등록 외국인을 고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질까 부담스러워하는 고용주들을 몇 번이고 만나 설득했고, 병원비를 6000여만 원까지 줄였다. 아차라씨 부부도 더욱 힘을 내 밤잠을 줄여가며 일하고 있지만, 아직 1600만 원 정도의 빚이 남아있다. 앞으로도 병원비가 얼마나 더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아차라씨는 최근 경도의 우울증세까지 보이고 있다. 그가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두 아들과 좀더 잘 살고 싶어 한국에 왔습니다. 플로라가 태어났을 때 얼마나 기쁘던지 표현할 길이 없어요. 그러나 너무 욕심을 냈던 걸까요? 그저 아이들과 건강히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었던 것뿐인데⋯. 아기가 얼른 낫고 병원비를 모두 갚아 우리 식구가 밝은 나날들을 보내고 싶습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후견인 : 권영주 수녀 / 착한목자수녀회 이주노동자 방문 사도직 그린도어 담당
“부모라면 누구나 내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크길 기원합니다. 하지만 출산 후 몸조리는커녕 아기의 병원비 걱정으로 잠 못 이루는 아차라씨를 보면 안타깝습니다. 아차라씨 가정의 고통이 치유될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의 관심을 부탁합니다.”
성금계좌 (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아차라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1월 12일부터 18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
'사회사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주교구 성 유대철성당, 이주사목센터로 탈바꿈 (0) | 2025.01.21 |
---|---|
민주주의 새로운 시작 기원하는 시국미사 (0) | 2025.01.15 |
마지막 사형집행 27주년… 사형제폐지 거듭 촉구 (0) | 2025.01.15 |
‘3000원 김치찌개’ 청년문간, ‘서울 밖’ 경계선지능 청년과 상생한다 (0) | 2025.01.15 |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I-Brand로부터 후원금 전달받아 (0) | 2025.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