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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노숙인 지원 방안, 알맹이 없는 땜질 처방

참 빛 사랑 2022. 7. 26. 19:17

에어컨 설치·동행식당 운영 등 서울시가 발표한 3대 지원 방안 홈리스행동은 ‘임기응변’이라 비판 선택·제한적 지원안의 한계 지적

▲ 홈리스행동이 12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발표한 ‘노숙인·쪽방 주민을 위한 3대 지원 방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홈리스행동 제공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노숙인ㆍ쪽방 주민을 위한 3대 지원방안’에 대해 시민단체가 “장기ㆍ근본 대책을 빠뜨린 임기응변”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위원장 나충열 신부)를 비롯한 빈민단체 연합 ‘홈리스행동’은 12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을 위한 면담을 요청했다.

앞서 오 시장은 ‘약자와의 동행’을 정책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며, 1일 취임식을 한 뒤 첫 민생 행보로 창신동 쪽방촌을 찾았다. 그리고 지원방안으로 △에어컨 설치 등 폭염대비 쪽방 주민 생활환경 개선 △쪽방촌 주변 ‘동행식당’ 지정ㆍ운영 △노숙인 시설 공공급식 횟수 확대 및 급식단가 인상을 약속했다.

지원 방안을 보면, 서울시는 시 예산과 민간후원을 활용해 쪽방에 에어컨 150대를 설치하고, 에어컨 설치에 따른 7~8월 중 추가 전기요금을 가구당 5만 원 한도로 지원한다.

이에 홈리스행동은 “에어컨을 중심으로 한 폭염 대책은 선택적이거나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쪽방 건물 중 목조 건물 비율은 43.2%에 달한다. 건물의 노후화에 따른 구조 안전 문제와 건물주의 저항, 내부 공급 전력의 문제 등으로 에어컨 설치 전면 확대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에 지정된 양동ㆍ창신동 쪽방촌에서 주민들이 강제 퇴거당하는 일을 막고, 적정 면적의 임대주택이 지어질 수 있도록 세부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는 8월부터 주민들이 식권을 내고 식사할 수 있는 ‘동행식당’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5대 쪽방촌(서울역ㆍ영등포ㆍ남대문ㆍ돈의동ㆍ창신동) 인근 식당 10곳씩 총 50곳을 지정할 계획이다. 주민들은 ‘쪽방상담소’에서 식권(1일 1식, 8000원 상당)을 받아 지정된 동행식당에서 사용하게 된다. 서울시는 또 노숙인 시설 급식을 1일 1식(저녁)에서 1일 2식(점심ㆍ저녁)으로 늘리고, 급식 단가도 35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홈리스행동은 “서울 쪽방 건물 284개 동(2021년 기준) 가운데 공동 부엌조차 없는 곳이 전체 67%(190개 동)”이라며 “대다수 주민은 동행식당에서의 한 끼를 제외하고는 무더운 여름에 비좁은 쪽방에서 휴대용 버너로 음식을 조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급식 식수 인원을 늘리기 이전에 법률이 정한 바대로 급식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숙인복지법」은 「식품위생법」이 정한 집단급식소 설치ㆍ운영 기준에 맞게 ‘노숙인 급식시설’을 설치, 운영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어 “서울시 내 노숙인 일시보호시설 부설 급식소 7개소 중 집단급식소로 신고된 곳은 고작 3개소”라며 “먹거리 복지를 보장하려면 사업 도입 이전에 법률이 정한 급식지원 요건 충족을 위한 대책부터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홈리스행동은 “우리는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책 기조에 동의한다”며 “그러나 동행을 위해서는 대화와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