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급등에 나눔 현장 ‘비상’ .. 음식 조리에 식료품값 가파르게 상승.. 후원도 줄어들어 타격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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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내 물가가 급상승하면서 무료급식소와 같은 나눔 현장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5월 생산자물가지수는 4월보다 0.5%, 지난해 같은 달보다 9.7% 상승했다. 특히 음식조리에 자주 사용되는 돼지고기와 달걀 가격이 한 달 만에 각각 21.8%, 4.8%로 가파르게 올랐다. 물가 상승과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후원금 감소에도 취약계층에게 따뜻한 한 끼를 제공하는 나눔의 현장은 사랑의 온기를 이어가기 위해 분주하다.
6월 27일, 나눔자리문화공동체 이상기(안토니아, 서울 신천동본당) 대표는 35년째 이어오고 있는 무료 반찬 봉사에 여념이 없다. 주방에는 이 대표를 비롯한 봉사자 7명이 부지런히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이날 메뉴는 닭 한 마리에 열무김치, 열무무침, 김치볶음, 멸치볶음. 어려운 이웃에게 전할 식사 100인분이 마련됐다. 매주 한 번씩 반찬을 조리할 때마다 1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지출된다. 그러나 최근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이마저도 부족하다. 이 대표는 “4000원대이던 1.8ℓ 식용유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며 한숨을 쉬었다. 6월 28일 기준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업소용 식용유 18ℓ의 최저가는 8만 950원이다. 지난해 7월 최저가인 4만 5690원에 비해 77% 넘게 올랐다. 이 대표는 “고정적으로 나가는 100인분의 식사도 인근의 어려운 분들께 다 전달하기에 부족한 상황인데, 음식의 양을 줄일 수는 없다”며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했다. 지난해부터 봉사자 30명은 매년 5만 원씩 식재료비를 보태고 있고, 올해는 공모사업에 3번 지원해 50만 원씩 받았다. 그럼에도 식자재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예정에 없던 바자를 열어 300만 원의 이익을 얻었다. 이 대표는 “취약계층에게 더욱 어려운 이 시기에 반찬을 들고 직접 찾아가 말벗이 돼 드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변함없는 봉사 의지를 전했다.
노숙인에게 무료로 밥을 제공하는 재단법인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의 명동밥집은 후원금이 줄어든 것을 보며 물가 상승을 체감하고 있다. 명동밥집센터장 백광진 신부는 “지난 4~5월 후원금이 예전보다 절반 이상이 줄었다”며 “고물가 상황이 신자를 비롯한 후원자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관 가능한 식재료 등을 미리 마련해 급식소 운영에 결정적인 타격은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려움이 뚜렷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명동밥집은 주 2회 급식소를 운영하면서 월 3000만 원 이상을 식재료 값 등으로 지출하고 있다. 고공 물가 행진이 이어지면 메뉴 조정과 잔반 줄이기 등의 대책이 불가피하다. 백 신부는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이런 안 좋은 상황은 어려운 사람을 더 위태롭게 만든다”고 우려하면서도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당신의 몸과 같이 명동밥집이 배고픈 이에게 하나의 빵 조각이 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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