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 제멜리 병원에서 퇴원하고 바티칸으로 돌아온 뒤 2주 만에 처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6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봉헌된 병자·의료분야 종사자 희년 주일 미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날 교황의 등장은 예고 없이 이뤄졌다. 교황은 휠체어를 타고 코에 산소를 공급하는 튜브인 ‘비강 캐뉼라’를 착용한 채 광장에 나타났다. 신자들은 교황의 등장에 자리에서 일어나 우레 같은 박수와 함께 “Viva il Papa”(교황 만세)를 환호했다. 교황은 휠체어에 탄 채 광장에 모인 순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모두에게 좋은 주일이 되길 바라고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고해성사 받고 대성전 성년 문 통과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교황은 퇴원 당시보다 더 나아보였다. 팔을 더 잘 들어 올렸고, 인사말도 전보다 훨씬 명료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교황청은 “교황이 미사에 참석하기 전 고해성사를 받고 기도하며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성년 문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교황의 미사 강론은 교황청 복음화부 세계복음화부서 장관 직무 대행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가 대독했다. 교황은 강론에서 자신이 병을 앓으며 입원했던 경험과 의료진에게 의지했던 일을 언급하며 “병으로 스스로 뒤로 물러서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며 “우리 자신을 사랑하자”고 당부했다. 또 건강한 이들이 병자·노약자를 멀리하는 것을 경계하라고 조언하며 병으로 인한 고통의 기간 또한 친교와 성장의 시간으로 받아들일 것을 권했다.
이어 교황은 의료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병자를 대하는 것을 스스로 ‘사랑’을 새롭게 하는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병자를 치료하는 현장은 ‘성지’가 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치료의 현장은 자선으로 무관심을 이겨내고 감사와 희망을 키우는 곳이 된다”고 강조했다.

교황, 치료와 일 병행
교황청은 교황이 퇴원 후 계속 ‘임상적 호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4일 브리핑에서 “교황이 폐렴 치료를 마치고 3월 23일 퇴원한 후 움직임, 목소리까지 모든 측면에서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며 “최근 진행한 혈액 검사를 통해 폐 감염 역시 약간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교황은 지속해서 이동·호흡과 관련된 물리치료를 받고 있고 낮에는 일반 농도의 산소 투여를, 밤에는 고농도 산소 치료를 받고 있다”며 “지난 수요일에는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주례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20주기 미사에 참석하고, 금요일에는 화상으로 사순 시기 묵상에 참여하는 등 치료와 일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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