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기획특집

요셉의원 도움으로 시작한 이동진료… 많은 환자 도울 수 있어 행복

참 빛 사랑 2024. 7. 23. 15:54
 
 
이동진료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

거리 멀고 치료비 부담돼 병원 잘 안 와
뒤늦게 병원 찾아 종종 목숨 잃기도

이동진료소 찾는 환자 70~140명
질병 다양하지만 대부분 말라리아
에이즈로 고통받는 가족도 있어



진료소를 찾아올 수 없는 이유

진료소를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이 이동진료였습니다. 아테데 마을은 숲속에 10가구 정도가 띄엄띄엄 숨어 살고 있어 발견하기가 어렵습니다. 멀리서 보면 그저 광활한 숲으로 보일 뿐입니다. 과거 전쟁 때 온 가족이 몰살당하는 비극을 막기 위해 거리를 두고 집을 지었기 때문입니다. 또 워낙 땅이 넓어 한 마을에서 다음 마을까지 걸어서 가면 보통 1시간이 넘게 걸립니다.

이렇듯 아테데 주민들은 거리도 멀고 치료비도 부담돼 아파도 병원을 찾는 예가 아주 드뭅니다. 아테데 마을엔 정부가 운영하는 헬스센터가 3곳 있고, 클리닉과 구멍가게 같은 약국이 많아 사람들은 아프면 구멍가게에서 해열제나 말라리아약을 사서 먹습니다. 의식이 없거나 열 조절이 안 될 때만 우리 진료소를 찾습니다. 왜냐하면 국가 병원은 무료인 대신 필요한 약을 환자들이 사야 하는 부담이 있고, 또 시내 병원으로 가려면 교통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저렴한 약값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진료소를 방문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돈도 교통수단도 없어 진료소에 올 수 없습니다. 걸어서 오자니 거리가 멀고 길이 정비되어 있지 않아 물이 고인 웅덩이가 많은 흙길을 지나야 하기 때문이지요. 이들에게 교통비는 큰 부담입니다. 주로 걸어다니지만 아픈 경우 보다보다(오토바이)를 이용해야 하는데, 교통비를 내면서 병원에 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들은 아파서가 아니라 구급차를 이용해 시내로 가려고 진료소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병원비 낼 돈은 없어도 음식 사 먹을 돈은 숨겨놓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돈을 내라고 강요할 수 없습니다. 그들에겐 생명과 같기 때문입니다.

증세가 심해져 병원을 찾은 사람들이 종종 목숨을 잃는 모습을 봅니다. 그들의 속내까지 알 순 없지만 겉보기엔 죽음을 그다지 심각하게 느끼지 않는 듯합니다. 이해할듯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이동진료소를 방문한 어린이와 함께.
 
한 공소에서의 이동진료.


이동진료를 시작하다

이처럼 어려운 이들을 돕기 위해 2023년 진료소 등록을 마친 후 공소를 월 2회 방문하여 이동진료를 했습니다. 오모로 구역에 속한 아테데만 해도 24개 공소가 있습니다. 애초 계획은 18개 공소 중 진료소와 거리가 먼 공소를 찾아 이동진료를 하는 것이었지만, 막상 해보니 가는 데에만 2시간이 넘게 걸려 하룻밤을 지내고 와야 했습니다. 밤사이 비가 내렸거나 또 비가 내리는 날이면 가뜩이나 좁은 도로가 곳곳이 파여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고 운전도 힘들어 어려움은 더 컸습니다.

그래서 왕복 2시간 이내 거리를 선정해 이동진료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동진료가 있는 날은 아테데에서 오전 7시 30분 미사를 봉헌하고 아침 식사 후 오전 9시에 출발합니다. 응급차를 세워 진료할 수 있도록 나무 그늘을 찾아 상을 차립니다. 공소 전례를 마친 후 사람들이 모이면 시작기도를 바치고 진료소 서비스에 대해 설명합니다. 만일 비가 오면 학교 건물 안이나 교회 안으로 들어가는 등 안과 밖을 오가며 진료하기도 합니다.



이동진료소를 찾는 사람들

이동진료소를 찾아오는 환자는 70~140명 정도인데 공소에 머무는 세대수에 따라 다릅니다. 대부분 가족 단위로 검사합니다. 질병은 말라리아·위궤양·고혈압·피부질환·관절염 등 다양합니다. 그중 다수는 말라리아 환자입니다. 이들은 하루에 한 끼만 먹는 식습관으로 인해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는 데다 공복 시간도 길다 보니 위산 과다로 위궤양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라리아 검사에서는 환자 100%가 양성반응을 보입니다. 말라리아 기생충을 몸에 지니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기생충이 어디를 공격하느냐에 따라 증상은 다르게 나타납니다. 말라리아 환자들에게서는 고열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들에겐 약과 함께 음식에 영양분을 섞어 먹을 수 있는 파우더를 한 움큼씩 줍니다. 그러면 그들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집니다. 어쩌면 그렇게 높은 열을 버티면서 살아가는지 참으로 놀랍고 안타깝습니다. 마냥 견뎌야만 하는 것이 그들의 운명처럼 느껴져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말라리아 환자가 대부분이지만 에이즈로 고통받는 가족도 있습니다. HIV(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는 따로 분리해 상담하며 치료를 진행합니다. 우간다 정부가 에이즈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여전히 숨기면서 생활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청소년은 물론이고 젊은 여성들이 의사에게는 말하지 못하고 다른 검사를 받으며 몰래 HIV 검사를 요청하는 숫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양성이 나오면 표정이 어두워지고 음성이 나오면 안도의 미소를 짓습니다.

에이즈 환자들은 한 달에 한 번 약 타러 가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약을 지속해서 먹지 못하면 면역력이 떨어져 몸이 처지고 2시간 정도의 노동조차 매우 힘들다고 호소합니다. 어떻게 하면 그들을 도울 수 있을지, 진료소가 징검다리가 되어 준다면 그들이 더 나은 삶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동진료 효과

이동진료를 통한 효과는 100% 이상이었습니다. 고열로 구토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만약 이동진료가 없었더라면 이들이 어떻게 버텼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마을 구멍가게에서 해열제와 말라리아약 등을 복용하고 조금 괜찮다 싶으면 버티면서 살아갑니다. 그러다 병세가 악화돼 응급으로 병원을 찾는데 치료시기를 놓쳐 생명을 잃기도 합니다.

어느 날 오후 나이 드신 어르신이 진료소를 방문하셨습니다. 이동진료 때 드신 약을 다시 얻으려고 오셨답니다. 우리를 보더니 당신 같은 사람을 찾아서 왔다면서 감사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선 점심을 대접하고 진찰받으신 다음 필요한 약을 챙겨드린 후 집으로 돌아가시도록 도와드렸습니다. 약 하나 사기 위해 새벽에 출발해 저녁 늦게 집에 도착하는 것이 그들의 일반적인 삶입니다.

하지만 이동진료를 시작하며 그들을 만나 그들이 안고 살아가는 질병들을 파악해 필요한 약을 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통해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와 영광을 드렸습니다. 요셉의원의 도움에 힘입어 2023년 시작한 이동진료로 어려운 환경에 처한 많은 이를 도울 수 있게 되었음에 감사드립니다.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6-501-255477
국민은행 792001-01-283511
농협 351-0340-0268-13

예금주 : (재)천주교 까리따스 수녀회


 


양혜선(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라우렌시아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