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한일 합의 무효 외치고, 일본 사죄와 법적 배상 촉구
“일본 군대 위안부로 강제로 끌려갔던 김학순입니다. 신문에 나고 뉴스에 나오는 걸 보고 내가 결심을 단단하게 했어요. 아니다. 이거는 바로 잡아야 한다. 도대체 왜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단 말이오. 그래서 결국 나오게 되었소. 누가 나오라고 말한 것도 아니고 내 스스로. 이제 내 나이가 70이 다 됐소.”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8월 14일 세상을 향해 외쳤다. 그리고 30년이 지난 오늘. 일본은 법적 배상과 사죄는커녕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에 대해 인정조차 하지 않고 있다.
올해로 열 번째 맞는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이었던 14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천주교 전국행동은 이날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장 양성일(사회사목국 부국장) 신부 주례와 서울·의정부·수원교구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일본군 위안부 희생자들과 피해자들을 위한 미사를 봉헌했다.
양성일 신부는 미사 강론을 통해 “일본은 사죄는커녕 역사를 왜곡하고 희생자의 존재를 부정하는 행보를 계속 하고 있다”며 “더 큰 문제는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가 공식적 합의였고 그 합의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피해자의 목소리가 하나도 들어있지 않은 합의가 어떻게 공식적인 합의가 될 수 있느냐”고 목소리 높였다. 양 신부는 “무엇이 피해자들을 위한 것인지, 무엇이 대한민국 국민에게 인정받는 행동인지를 정부나 정치인들이 듣고 실행해야 한다”며 “일본의 가해 사실 인정과 공식적인 사죄가 첫 번째, 두 번째는 법적인 배상”이라고 강조했다.
양 신부는 “가톨릭교회는 용서와 화해를 가르친다”며 “진실된 용서와 화해가 이뤄지기 위한 필수 조건이 있다면 잘못을 인정하는 것, 즉 회개하는 마음이다. 그 마음이 있을 때 용서와 화해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억하고 진실을 알리고 잘못을 알리는 것이 우리의 역할 중 하나”라며 “정의를 세울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믿는 이들의 역할이다. 기억하고 정의와 진실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도록 실천할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미사 중에는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연합 김선실(데레사) 상임대표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 경과보고가 있었다. 이어 미사에 참여한 사제와 수도자와 신자들은 “한일 합의 무효다”, “수요시위 평화다”, “진실은 승리한다”, “기억하고 실천하자”를 외치며 일본의 진심 어린 사죄와 법적 배상을 촉구했다.
▶김선실 상임대표 인터뷰 21면
앞서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는 10일 1556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열렸다. 정의기억연대가 주최하고 세계공동주관단체가 주관한 이번 수요시위는 제10차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세계연대집회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일본의 공식 사죄, 법적 배상, 가해국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이행을 촉구했다.
한편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는 11명 남았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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