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김나영씨 등 남녀 평신도 16명 직무 임명장 받아독서직 8명에게 「성경」 · 교리교사 8명에게 십자가 수여
프란치스코 교황이 23일 ‘하느님의 말씀 주일’ 미사에서 로마에 유학 중인 한국인 김나영(심포로사)씨 등 평신도 16명에게 독서직과 교리교사 직무를 수여했다.
남녀 평신도들은 이미 미사나 교회 생활에서 이 같은 직무에 봉사하고 있지만, 이 직무를 평신도의 정규 봉사로 규정하고 직무 수여 예식을 거행한 것은 교회 역사상 처음이다.
교황은 지난해 평신도가 남녀 구별 없이 독서직(말씀 전례)과 시종직(제대 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회법을 수정했다. “…연령과 자질을 갖춘 남자 평신도들은 독서자와 시종자의 교역에 고정적으로 참여할 있다”라는 조항(제230조 1항)에서 ‘남자’를 삭제하고 “이 직무들은 여성에게도 열려 있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교회법상 독서직과 시종직은 성품에 이르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간주되어 남성에게만 유보돼 있었다.
교황은 지난해 5월 자의교서 「유구한 직무」(Antiquum Minis terium)를 통해 평신도 교리교사 직무도 제정했다. 교황은 이 직무에 대해 “온갖 형태의 성직화 유혹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세상의 방법으로 수행돼야 하는 현대의 복음선포를 위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독서직을 받은 김나영씨는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학 신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일반 대학을 졸업하고 서강대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한 김씨는 학문에 대한 열정으로 로마 유학길에 올랐다. 김씨는 “지금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정말 영광스럽고 감사한 일”이라며 “하느님이 제게 주신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매일 묵상과 기도와 공부에 전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한국의 그리스도교 신앙은 선교사들이 아니라 평신도들을 통해서 시작됐다”며 “교황이 세례받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복음선포의 소명과 의무, 특히 평신도들의 역할을 강조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김씨를 포함해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는 직무를 받은 남녀 평신도 8명은 교황으로부터 「성경」을 받았다. 교리교사 직무를 받은 8명은 십자가를 받았다.
교황은 자의교서 「유구한 직무」에서 “평신도 교리교사들을 받아들이기 위한 필수 기본 원칙과 양성 과정을 잘 정립해 평신도 교리교사 직무가 효과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각 지역 교회 주교들에게 당부했다.
김원철ㆍ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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