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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종합

착한 사마리아인의 ‘다가감’과 ‘돌봄’ 묵상하고 실천

참 빛 사랑 2021. 2. 3. 20:25

세계 병자의 날 담화 묵상을 위한 몇 가지 주제와 제안

▲ 코로나19 대유행 속 인류는 확진자 수 통계에만 주목하는 데에서 나아가, 병환 중에 있는 이들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얼마만큼 사랑과 관심을 필요로 하는지 묵상하고 실천해야 할 때이다. 사진은 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던 중 안아주는 모습.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11일 제29차 세계 병자의 날을 맞아 강조한 것은 ‘형제애를 통한 치유 공동체 형성’이다. 우리가 봉사와 돌봄의 정신으로 말로만이 아닌, 구체적인 실천으로 고통 중에 있는 이들에게 적극 다가가는 소명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 교황의 뜻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구촌 전체가 고통에 신음하는 지금, 코로나 확진자 통계에만 주목하고, 방역의 의무만을 논하는 데에서 나아가 모두가 ‘사랑의 치유 정신’을 지녀야 하는 시점이다.

이에 교황청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장관 피터 턱슨 추기경)는 교황 담화에 따른 구체적인 실천 지침을 따로 발표했다. 담화에 담긴 내용을 토대로 우리가 병자들을 위해 행해야 할 6가지 묵상 주제와 제안들이다.

△스승님의 모범 배우기 △하느님께 의지하는 피조물인 우리의 상태 깨닫기 △고통받는 수많은 이들의 얼굴 △거룩한 인간 생명을 위해 봉사하는 의료인들 △형제적 연대 △신뢰 관계 강화하기 등이 주제다.

예수님은 말씀을 통해 강도를 만나 거리에서 쓰러진 이에게 자비를 베푼 ‘착한 사마리아인’의 모습을 우리에게 제시했다. 인간발전부서는 이처럼 착한 사마리아인이 지닌 ‘다가감’과 ‘돌봄의 태도’를 묵상하고 실천할 것을 강조했다. 방문하기, 가깝게 다가가기, 그리고 이웃이 되어주기다. 함께 아파할 줄 아는 공감과 정서의 공유, 그리고 그들의 고통을 우리 자신의 것으로 삼을 정도로 그 고통에 동참할 줄 아는 마음이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84년 발표한 교서 「구원에 이르는 고통」에서 “복음은 고통 앞에서 수동성을 부정한다. 그리스도 자신이 바로 이 분야에서야말로 특별히 능동적이셨다”고 타인의 고통에 적극성을 지닐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고통이 세상에 현존하고 있음은 사랑을 방출하기 위함이요, 이웃에 대한 사랑의 일들을 탄생시키기 위함이며 인간의 문명 전체를 ‘사랑의 문명’으로 변형시키기 위함”이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인간발전부서는 고통 중에 있는 자신의 상태를 깨닫는 성찰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투병의 경험은 우리의 취약함을 깨닫게 하면서 동시에, 우리가 본질적으로 다른 이를 필요로 하는 존재이며 더 나아가 하느님께 의지하여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는 것이다.

“질병에는 모든 병자의 얼굴이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몇몇은 경시당하고 배척받으며, 필요한 돌봄을 받을 권리를 포함한 기본권을 부정하는 사회에서 그러한 불의의 희생자가 되었다고 느낍니다.”(「모든 형제들」 22항 참조)

인간발전부서는 특별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계적 확산 동안 노인들이 어떤 지원을 받았는지, 약자들의 의료 서비스 접근성은 어떠한지 돌아볼 것을 요청한다. 질병의 고통으로 기본권마저 무시되는 수많은 고통의 얼굴을 위해 우리가 얼마나 시간을 내어 노력하는지 돌아봐야 하는 대목이다.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전문 의료인과 자원 봉사자들은 생명을 위한 헌신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발전부서는 고통받는 형제자매들을 돌보는 것은 그들만의 임무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느님 아버지처럼 자비로워지도록, 그리고 아프고 힘없고 고통받는 형제자매들을 사랑하도록 부름 받았다”(요한 13, 34-35)는 말씀처럼 교황은 담화를 통해 “그리스도 안에서 나누는 형제적 사랑이야말로 치유의 공동체를 낳는다”고 역설했다.

인간발전부서는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선 관계적인 측면, 곧 선한 돌봄의 관계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교황청 보건사목평의회가 2016년 펴낸 「새 의료인 헌장」은 “고통과 질병 중에 있는 사람은 ‘함께 아파하는’ 진실한 태도를 가지고 자신을 돌보고 치료하기 위해 만나러 온 의료인의 지식과 양심에 의지한다”(4항)고 밝힌다. 의료ㆍ기술적 활동뿐만 아니라, 대화와 헌신, 사랑의 활동이 수반돼야 한다. 인간 발전 부서는 이에 모든 그리스도인은 고통받는 이들을 비롯한 모든 이웃을 향해 펼칠 ‘사랑의 기술’을 숙고하고, 치유의 여정에 동반해야 함을 재차 제안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