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천동본당 정성환 신부, 격려 편지 통해 사목자 마음 진솔하게 전달코로나19로 지친 본당 신자들에게 보낸 한 본당 신부의 격려 편지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대교구 신천동본당 주임 정성환 신부로, 정 신부는 2일 본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코로나19로 지친 신자들에게 보내는 격려 편지’를 올렸다. 격려 편지에는 “교우 여러분의 가정에 주님의 은총으로 화목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교우 여러분 모두가 주님의 은총으로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기를 기도드립니다”라며 본당 신자들을 염려하고 위로하는 사목자의 마음을 진솔하게 담았다.
정 신부는 부산 샘터교회 안중덕 목사의 ‘코로나 감염 시대가 전해주는 메시지’ 글이 좋아 그 형식을 빌어 신자들을 격려하는 편지를 쓰게 됐다고 밝혔다. 영상 제작과 배경음악 선정 등 모든 작업도 정 신부가 했다.
격려 편지를 접한 신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본당 사무장 신현미(세레나)씨는 “영상을 보고 ‘먹먹한 여운이 남아서 나를 위로해주는 느낌을 받았다’는 신자들이 너무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본당 사무실로 전화하는 사람이 늘어난 건 물론 홈페이지 조회 수도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정 신부는 “코로나19로 지쳐 있는 신자들에게 격려 편지를 전해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글과 영상을 직접 작성했다”며 “‘격려 편지를 보고 위로를 받았다는 문자’, ‘얼굴이 직접 나오는 것보다 더 좋다’는 신자들의 반응을 보니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코로나19로 지친 신자들에게 보내는 격려 편지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주님 안에서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코로나19로 인내의 덕이 필요한 이 시기에
주님의 은총과 성령의 이끄심에 의탁하며
교우 여러분의 영육 간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합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의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십니다.
코로나19로 답답하고 힘들 때
주님을 바라보며 잠시 묵상해봅시다.
“마스크를 꼭 착용하라!”는 것은
“주님의 음성을 들어라!”는 것입니다.
침묵 속에 들려오는 주님의 음성은
우리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기 때문입니다.
“손을 자주 씻고 소독하라!”는 것은
“영혼을 맑게 하라”는 것입니다.
영혼을 맑게 하면 주님도,
소중한 모든 것을 맑게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명부를 작성하라”는 것은
“당당하라!”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당당한 주님의 자녀는
주님께서 늘 지켜주시고,
마지막 날 그를 꼭 기억해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거리를 두라!”는 것은
“영적 거리를 더욱 가까이하라!”는 것입니다.
주님과 이웃과 자연과 영적 거리를 좁혀
친밀한 친교를 맺으면
영육 모두가 풍요로워져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임을 자제하라!”는 것은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라!”는 것입니다.
‘가장 작은 형제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40)
그동안 잊고 있었던 주님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잠시의 묵상을 통해
교우 여러분의 영혼이
주님의 은총으로
잔잔한 평화와 위로가 되기를
교우 여러분의 육신이
주님의 은총으로
평안한 휴식과 강건함이 되기를
교우 여러분의 가정에
주님의 은총으로
화목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교우 여러분 모두가
주님의 은총으로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기를
기도드립니다.
2020년 9월 2일
신천동성당 총회장 이만영 안토니오와 사목위원 모두와
주임 신부 정성환 프란치스코와 사제, 수도자 일동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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