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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종합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공립박물관 된다

참 빛 사랑 2020. 9. 17. 22:33

서울대교구, 서울 중구에 조선 후기 유물 136점 기증… 박물관 위탁 운영 종료시 반환

▲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오른쪽)과 서양호 중구청장이 9일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명례방에서 유물 기증 협약을 체결하고 협약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서울대교구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의 안정적 운영과 공립박물관 등록을 위해 9일 서울특별시 중구와 유물 기증 협약을 체결했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 현재 서울대교구가 중구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공립박물관은 지방자치단체가 설립ㆍ운영하는 박물관이다. 유물 대여와 교류ㆍ순회 전시 등 타 박물관과의 상호 협력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요건은 소장 유물 100점 이상이다. 이에 서울대교구는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이 소장할 수 있도록 중구에 조선 후기 사상사 관련 유물 136점을 기증했다. 여기에 교구가 소장한 교회 유물은 포함돼 있지 않다. 주요 유물은 △정감록(한문본) △목판본 퇴계 선생 연보 △송자대전 △여유당전서(시문집ㆍ경집) △상평통보(당오ㆍ당백ㆍ당일전) 등이다.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가 2019년 6월 1일 박물관 개관부터 올 6월까지 1년간 수집한 유물이다. 이번 기증은 조건부로, 박물관 위탁 운영이 종료되면 교구로 유물이 반환된다.

이날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지하 1층 명례방에서 열린 기증 협약식에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순교자현양위원장 정순택 주교, 부위원장 겸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장 원종현 신부, 서양호 중구청장이 참석했다. 아울러 조광 국사편찬위원장과 김영호 중앙대 미대 교수 등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역사유물위원회ㆍ미술위원회ㆍ운영자문위원회 대표 위원도 자리에 함께했다.

염 추기경은 “서소문 밖 네거리는 한국 순교 성인 103위 가운데 44위를 배출한 국내 최대 순교 성지이자 조선 시대 상업 중심지”라며 “하지만 그 자리에 수산시장과 지하주차장ㆍ쓰레기 재활용 집하장이 들어서면서 점차 우리 기억 속에서 사라져갔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이곳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되살리고, 새로운 의미를 찾게 도운 중구와 서울시ㆍ정부에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잘 협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염 추기경은 또 “이곳에서 순교하신 분들은 먼 나라 사람이 아닌, 바로 우리 옆집에 사는 사람들”이라며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이 곰팡내 나는 박물관이 아닌 살아있는 박물관, 순교자들이 영원히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 되기를 빈다”고 기원했다.

관장 원종현 신부는 “박물관 개관 이후 1년 2개월 동안 필요한 바를 성심껏 챙겨준 서 구청장에게 감사하다”며 “지원에 힘입어 시민 사회를 위한 문화복지시설로서 역량을 잘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 신자뿐 아니라 주민과 방문객 모두가 호평하는 마음의 안식처”라며 “잘 운영해준 관계자와 교구에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어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이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명소로 자리 잡기를 희망한다”며 “티모테오라는 세례명을 가진 신자로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박물관 운영을 위한 재정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의 공립박물관 등록은 10월 중 완료될 전망이다. 현재 중구가 서울시에 등록 신청서를 보낸 상태다. 이후 서울시 박물관과에서 검토와 현장 실사를 진행하면 등록이 결정된다. 등록을 마치면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 공립 ‘제1종 전문박물관’이 된다. 제1종 전문박물관은 역사ㆍ과학ㆍ산업ㆍ민속 등 특정분야 자료를 전문 취급하는 박물관으로, 학예사 1명ㆍ소장품 100점ㆍ전시실 면적 100㎡ 이상이 요건이다. 현재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의 학예사는 3명, 전시실 면적은 약 1870㎡(상설전시실 1558.72㎡ㆍ기획전시실 310.63㎡)이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