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에서 파견의 의미는?
강복이 끝나면 사제는 여러 가지 양식 가운데 한 가지, 예를 들면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라는 말로 신자들을 파견하는데, 이는 그리스도와 더불어 살면서 그리스도를 증언하고 그분의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미사는 성당 문을 나섬으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안에서 기쁨, 고통, 삶의 노고를 주님께 제물로 바치는 봉헌으로 이어지고, 그럼으로써 그리스도인들은 사제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입니다.
미사의 마침 예식은 간단한 ‘공지 사항’, ‘사제의 인사와 강복’, ‘파견’으로 이뤄집니다. ‘영성체 후 기도’ 다음에 마침 예식이 시작되면 공지 사항을 알릴 수 있는데, 그럴 경우 교회 소식, 신자들의 활동 등을 전달함으로써 교회, 그리고 신자들의 일치와 하느님 나라의 확장을 위한 협력을 도모합니다.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 모시고 영혼에 힘을 얻은 신자들은 그리스도와 함께 살고 그리스도께서 가르쳐 주신 삶을 살아갈 것을 다짐하며 일상생활로 돌아가게 됩니다. 마침 예식 때 이러한 신자들에게, 그리스도께서 승천하시기 전 제자들에게 강복하신 것처럼 사제는 강복을 청하는 기도를 바칩니다. 사제는 신자들을 향해 십자가를 크게 그으며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성부께로부터 오는 거룩한 은총이 내려지기를 기원합니다. 십자가 표시로 기원하는 강복은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이 구원의 표지임을 상기시킵니다.
강복의 기도가 끝난 다음 사제는 미사가 끝났음을 선포합니다. 미사(Missa)란 본디 옛 로마인들이 회의를 마치고 사용하던 말로, ‘가시오’ 또는 ‘해산’이란 뜻의 폐회를 선언하는 말이었습니다. 3세기부터 성찬례에서 모임 해산의 뜻으로 사용되던 미사라는 말이 4세기 이후로 모임 자체, 곧 성찬례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됐습니다. 5세기부터는 미사가 미씨오(missio, ‘사명’이라는 뜻의 라틴어)와도 관련이 있으므로 ‘파견’이란 뜻으로 해석됐습니다.
▨성당에 들어갈 때 왜 성수를 찍어서 십자 성호를 긋는가?
성당에 들어갈 때 성수를 찍어 기도하면서 거룩한 물로 자신의 몸과 마음이 깨끗해지기를 기원하고,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모든 생각과 원의, 탐욕, 근심, 미움, 분노 등을 씻어낼 것을 다짐한다. 나아가 신자들은 저마다 받은 세례를 되새기며 세례의 은총으로 하느님께 속하기에 합당한 존재가 된다는 뜻을 드러낸다.
성수는 자연수에 소금을 약간 첨가해 성직자가 축복한 물입니다. 물에 넣은 소금은 우리가 죄로 말미암아 부패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상징합니다. 교회에서 물은 생명의 번식과 유지를 상징하고, 특히 정화를 의미합니다. 우리의 몸이나 옷가지가 지저분해졌을 때 물로 씻거나 빨래하듯이 죄에 물들어 부패한 영혼을 물로 씻어 정화하는 것입니다.
물의 이러한 상징성은 교회의 전례와 성사 안에 깊이 자리하게 됐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통해 생명을 얻고 그리스도와 함께 죽음으로써 그분과 함께 부활할 것이며, 그리스도를 통해 죄를 씻게 된다는 신앙을 고백하는 것도 바로 물을 통한 세례성사 때입니다.
교회는 물의 상징성을 받아들여 일찍부터 물을 축복해 성수로 사용했습니다. 2세기 무렵에는 병자를 위해 성수를 성유와 함께 사용했고, 초대 교회 때부터 거주지를 축복하거나 새로운 성당을 봉헌할 때 성수를 사용했습니다. 7세기 이후에는 사물과 사람을 축복하고 구마 예식을 거행할 때 성수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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