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다. 일 년에 한 번쯤 산, 바다, 계곡으로 떠나 일상을 모두 잊은 채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은 생각. 하지만 상황에 따라 휴가로 며칠씩 시간을 내지 못하거나, 성향에 따라 인파가 몰리는 휴가지를 내켜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휴식과 '힐링'이 필요한 당신에게 그대로 따라 하면 되는 당일 남양주 여행코스를 소개한다. 명소 두 곳과 맛 집, 멋진 카페도 포함되어 있으니 그대로만 따라오면 된다.
삼성동 집을 출발해 다시 돌아오는 당일 코스는 총 120km 구간. 큰 도로를 이용하에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특히, 북한강변을 달리는 길이 포함되어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도 제격이다. 다만, 토요일 낮 시간에는 정체 구간이 포함되어 있어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것을 추천한다. 함께 출발해 보자.
물의 정원
삼성역 -> 물의 정원(약 32km, 50분 소요)
아침 8시.
삼성역 집을 출발해 약 한 시간가량 올림픽 도로를 따라 달리면 물의 정원에 도착할 수 있다. 물의 정원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지역으로 양평 두물머리와도 멀지 않다. 4대강 살리기 사업에 포함되어 개발된 물의 정원은 경관이 빼어난 산책 코스와 정돈된 자전거 도로가 일품이다. 사진촬영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명소로 소문난 이곳은 '뱃나들이교'를 중심으로 어느 곳을 촬영해도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진다.
강과 맞닿아 있어 운치있는 풍경은 연인들에게, 드넓은 잔디와 푸른 나무들은 아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너무 덥거나 추운 시기를 제외하면 어느 계절에 와도 시기마다 특별한 풍경을 선사한다. 매일을 바쁘고 치열하게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천천히 걸으며 자연을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바삐 걸으면 30분에도 둘러 볼 수 있지만 작은 돗자리를 하나 준비해 두 시간 정도 충분히 둘러보길 권한다.
주소: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북한강로 398
입장료: 무료
왈츠와 닥터만 커피 박물관
물의 정원 -> 왈츠와 닥터만(약 5km, 10분 소요)
오전 11시.
물의 정원을 나와 인근 커피박물관으로 이동. 앞서 충분히 걸었다면 편하게 앉아 풍미있는 커피를 마실 차례. 북한강 주변에는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많다. 최근 현대식 건물의 카페들도 늘고 있는 추세. 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왈츠와 닥터만 커피 박물관'은 조금은 이색적이다.
1989년, 홍대 앞 커피하우스 'WALTZ'의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노지에서의 커피재배 연구', '한국 최초의 커피박물관 개관' 이라는 독특한 타이틀을 갖고 있다. 매주 금요일에는 작은 음악회를 열어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휴식을 제공한다.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아이스 커피가 제격이지만, 이곳에서는 따뜻한 커피 그대로의 맛과 향을 느껴보길 추천한다. 그 밖에도 200년이 넘은 미니파이프 오르간, 빅토리아 시대에 사용했던 커피잔, 영국 왕실에서 사용했던 램프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주소: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북한강로 856-37
비용: 커피 1만 ~ 2만원대, 디저트 1만~3만원대, 식사 3만~6만원
커피박물관 입장료: 5,000원
소리소 빌리지
왈츠와 닥터만 -> 소리소(약 27km, 30분 소요)
12시 30분.
커피와 함께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보면 어느 덧 점심시간. 12시 반쯤 커피 박물관을 나서 1시쯤 이곳에 도착하면 된다. '남양주 맛 집'이라고 검색해보면 '소리소'를 쉽게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소리소를 찾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단순한 맛 집이 아닌 복합공간을 구성해 놓아 누구든 편히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식사는 한식(시골밥상)과 이탈리안 레스토랑(라이스&파스타) 중에 고를 수 있다. 또한, 커피 전문점까지 입점해 있어 한 곳에서 움직이지 않고 즐길 수 있다. 이번 일정의 선택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정했다. 사실, 소리소는 한식(시골밥상)으로 더 알려져 있지만 저녁식사를 쌈밥으로 유명한 곳을 택했기 때문에 점심은 이탈리안 레스토랑도 괜찮은 선택이다.
주소: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진건우회로 97
비용: 시골밥상 1인당 약 2만원
라이스앤파스타 1~3만원
커피 전문점 입점
봉선사 & 국립수목원
소리소 -> 봉선사(약 13km, 30분 소요)
오후 2시 30분.
소리소를 나와 봉선사로 항한 도로에 오르면 30분 만에 봉선사에 도착할 수 있다. 국립수목원으로 유명한 광릉숲 한자락에 자리한 봉선사는 '천년고찰'이라고 불릴 만큼 긴 역사를 자랑하는 사찰이다. 969년(고려 광종 20년)에 법인국사 탄문이 창건한 봉선사는 창건 당시 운악사로 불렸다. 이후 조선시대 세조가 죽어 인근 광릉에 묻히자, 세조의 비였던 정희황후가 운악사를 광릉의 원찰로 삼아 크게 중창하고 지금의 봉선사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때 만들어진 동종은 현재 보물 397호로 지정되어 있다.
사찰 입구에는 탁 틔인 연꽃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산책하기도 안성맞춤. 시원한 바람과 연꽃 향기, 사찰 입구에 들어서면 맑은 풍경소리까지 더해져 진정한 '힐링'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다.
종교적 의미로 사찰이 꺼려진다면 봉선사에서 2km 남짓 떨어진 국립수목원을 추천한다. 1,157ha에 방대한 면적의 국립수목원은 심엽수원, 관상수원, 맹인식물원 등 15개의 전문수목원과 삼림욕장, 삼림동물원 등의 볼거리가 다양하다. 운이 좋으면 백두산 호랑이도 직접 볼 수 있다. 유의해야 할 점은 과거엔 자유 개방이었지만 현재는 인터넷을 통해 '예약입장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월요일과 일요일, 설 연휴와 추석 연휴는 문을 닫는다.
주소: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봉선사길 32(봉선사)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광릉수목원로 415(국립수목원)
비용: 성인 1,000원, 주차료 3,000원(국립수목원)
목향원
봉선사 -> 목향원(약 19km, 40분 소요)
오후 5시.
봉선사를 나와 맛 집으로 출발. 서두르면 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지만, 휴일 오후 시간에는 1시간 정도 걸린다. 남양주 별내에서 서울 상계동으로 넘어가는 산 중턱에 위치한 목향원은 쌈밥으로 유명하다. 인근에서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줄을 서서 먹는 집을 꼽을 때 목향원을 빼놓으면 섭섭할 정도다.
메뉴는 '유기농 석쇠불고기 쌈밥정식' 단 한 가지. 이 곳은 8가지의 쌈 채소가 기본으로 제공된며 모두 유기농. 흑미, 백미, 기장으로 지은 밥과 가지, 비름, 열무, 무생채, 도라지나물과 버섯, 게장이 반찬으로 나온다. 다양한 반찬들과 우렁된장을 쌈 채소와 곁들이면 든든하고 건강한 한끼 식사가 해결된다.
주소: 경기도 남양주시 덕릉로1071번길 34-11
비용: 1인당 15,000원
목향원에서 식사를 마치고 삼성역 집까지는 30km 정도다. 평소 50분이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지만 당일 여행을 마친 시간은 오후 7시. 외곽순환 고속도로와 강변북로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넉넉히 1시간 30분 쯤은 예상해야 집에 삼성동 집에 도착할 수 있다.
남양주시는 경기도에서 군을 제외하고 총 27개의 시 중에서 7번째로 면적이 넓을 정도로 방대하다. 포천과 강원도를 경계로 하기 때문에 자연 경관이 뛰어나며, 오늘 소개하지 못한 명소들과 맛 집이 수두룩하다. 서울 근교 답답한 건물안에서이 글을 보고 있는 '눈팅족'이라면 당장 시동을 걸자. 생각보다 멀리가지 않아도 우리 주변에는 볼거리, 즐길거리, 휴식거리들이 즐비해 있다.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질문하면 기사가 되는 새로운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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