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교구종합

[청주교구 사목교서] 최양업 신부님의 영성과 삶을 내면화하는 교구 공동체의 해

참 빛 사랑 2024. 12. 16. 17:20
 

우리 교구는 지난 두 해 동안 선조들의 신앙을 배우며 우리 교회 공동체의 모습을 바라볼 기회를 가졌습니다. 2025년은 선조들의 신앙에서 배우는 세 번째 은총의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특히 신앙의 빛나는 모범이신 최양업 신부님을 기리며 그분의 영성과 삶을 우리의 삶 속에 내면화하는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소년 양업은 어릴 적부터 부모를 따라 피신 생활의 어려움 속에서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와 요셉이 이집트로 피난 가시던 이야기와 갈바리아 산에 십자가를 지고 오르시는 예수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부모에게서 이어받은 묵주기도를 통해 성모님께 자신을 의탁하는 봉헌과 기도의 삶을 익히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환난 가운데서도 하느님을 신뢰하며 부르심의 길을 떠난 소년 양업의 마음은 ‘나의 영혼이 하느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뛴다’(루카 1,46-47 참조)고 고백하셨던 성모님의 마음과도 같았을 것입니다.

많은 것이 변하는 세상 속에서 변하지 않는 주님께 대한 신뢰를 지니고 주님의 부르심에 기꺼이 응답한 소년 양업의 모습 안에서 우리는 신앙이 주는 참 기쁨과 자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청년 양업은 부르심의 길을 완성하기 위해, 자신이 처한 어느 곳이든 배움에 있어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며 착한 목자의 길을 준비한 신앙인이었습니다.

믿음을 상실해 가고 믿음을 찾아보기 어려운 시대를(루카 18,8 참조) 사는 우리에게 청년 양업은 환난 중에도 그칠 줄 모르는 신앙의 선물인 견고한 희망과 꺾이지 않는 용기, 절망 가운데서도 멈추지 않는 항구한 기도,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하는 신앙의 힘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길 위의 사도 사제 최양업은 쓰러진 백성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또 폐허가 된 교회의 재건을 위해 길 위에 모든 것을 쏟아부은 착한 목자였습니다.

사제 양업에게 하느님은 언제나 위로요 희망이요 원의였고, 예수님의 십자가의 권능 안에서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2티모 4,7)

사랑이 시들해져 가는 세상, 저마다 자기 안위만을 염려하며 이웃에게 무관심해져가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사제 양업은 참 사랑에 헌신하는 인생이 얼마나 아름답고 고귀한 것인지, 복음적인 사랑의 열매가 얼마나 풍요롭고 위대한 것인지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올 한 해 사제 양업의 헌신적인 사랑과 박해를 이겨낸 교우들의 교회에 대한 사랑을 기억하며 우리의 모습과 교회의 모습을 되돌아보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최양업 신부님의 시복시성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간절한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최양업 신부님의 전구를 통해 성덕의 표징인 기적이 일어나 그분의 시복과 시성이 이루어지기를 모두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최양업 신부님과 함께 우리 모두 현세에서는 세속의 유혹에 맞서는 ‘전우’가 되고 후세에서는 ‘공동 상속자’가 되는 영광을 얻도록 합시다. 아멘.

청주교구장 김종강 시몬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