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 8일 바티칸 바오로6세 홀에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2회기에 참여한 중국 주교단과 인사를 하고 있다. OSV
교황청과 중국 정부가 공동 서명한 ‘주교 임명에 관한 잠정 합의’가 4년 더 연장됐다. 교황청과 중국 정부의 잠정 합의 갱신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양측은 2018년 처음으로 합의한 후 2020년과 2022년 각각 2년씩 연장했다.
교황청 공보실은 최근 중국 주교 임명에 관한 합의 연장과 관련해 “중국 측과 존중을 바탕으로 건설적인 대화를 거친 결과 4년 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번 결정은 주교 임명에 관한 합의의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적절한 협의와 평가를 거친 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바티칸뉴스 등 외신은 이번 합의에 대해 “중국 내 가톨릭교회의 발전과 중국인 전체의 선익을 위해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합의 연장을 계기로 교황청과 중국 정부·교회와의 협력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황청과 중국의 잠정 합의는 교황청-중국 간 외교 관계 수립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주교 임명권과 관련해 2018년 9월 타협안을 도출한 것을 말한다. 이전까지 중국 정부는 교황의 주교 임명 권한을 인정하지 않고 주교를 독자적으로 선발해왔다. 하지만 양측 합의를 통해 중국은 주교 임명의 최종 승인권이 교황에게 있음을 인정했다.
그 결과 중국 교회는 국내외에서 인정을 받으며 활발한 사목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6년간 10여 명의 주교가 양측 합의에 따라 임명·서품됐으며, 합의 이전 중국 정부의 승인을 얻지 못해 공적 활동의 제약이 있었던 주교들도 최근 몇 년간 연이어 ‘공적 인정’을 받아 사목활동을 하고 있다.
합의는 중국 교회 전체가 보편·지역 교회와의 협력을 강화해가는 토대이기도 하다. 일례로 중국 주교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연달아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는 물론 유럽과 미국에서 열린 주요행사에 참여하며 자신들도 보편 교회의 일원임을 적극 알리고 있다. 또 중국 청년들은 지난해 리스본 세계청년대회(WYD)에 참여해 전 세계 청년 신자들과 형제애를 나눴고 중국 성인 신자들 역시 프란치스코 교황의 아시아 지역 사도 순방에 참여해 교계 안팎에서 관심을 받기도 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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