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오세아니아 4개국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45번째 순방은 형제애와 평화·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장이었다.
이슬람 인도네시아의 열렬한 환영
‘신앙과 형제애, 연민’이란 사목 방문 주제 아래, 첫 순방지 인도네시아를 찾은 교황은 가장 소외된 이들을 챙기는 데 앞장섰다. 특히 정치·종교적 이유로 고향을 떠난 난민·이주민을 만나 경청했다. 실제 교황이 3일 인도네시아 방문 첫날 가장 먼저 찾은 이들이 난민과 이주민이었다. 이날 교황이 만난 이들 가운데에는 미얀마에서 소수민족 탄압을 피해 고향을 떠난 로힝야족 난민도 있었다. 교황은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다시 한 번 위로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소수 종교인’인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교황의 방문 자체만으로도 희망의 등불이 됐다. 인도네시아의 가톨릭 신자는 약 800만 명. 아시아 내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수준이지만, 자국 내에선 전체 인구의 90%(약 2억 명)에 육박하는 무슬림에 비하긴 어렵다. 현지 신자들이 교황의 방문에 그 어떤 나라보다도 열광적으로 환호를 보낸 이유다.
특히 5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경기장에서 교황 주례로 봉헌된 미사는 보편 교회의 신앙을 확인하며 절정을 이뤘다. 당초 예상됐던 6만 명을 훌쩍 넘어 10만 명에 달하는 신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교황은 신자들의 환대에 화답하며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미사 강론에서 “항상 형제애를 꿈꾸고 평화의 문명을 건설하는 데 지치지 말아야 한다”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랑의 씨앗을 뿌리고 당당히 대화의 길을 걸으며 계속해서 선과 친절을 베풀어 화합과 평화의 건설자가 되어야 한다”고 격려했다.
미사에 함께한 24세 청년 유진씨는 “사실상 단일종교나 다름없는 나라에서 소수 종교를 믿는 사람으로서 교황의 방문은 이웃 종교인들에게 ‘우리의 존재’를 전하는 데 큰 힘이 됐다”며 “종교 간 화합의 물꼬를 트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푸아뉴기니에서 형제애 강조
교황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는 두 번째 방문국인 파푸아뉴기니에서도 이어졌다. 교황은 지리·신앙의 ‘주변’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뜻을 전하며, 신앙 아래 하나 된 ‘형제애''를 전하는데 힘썼다.
교황은 8일 파푸아뉴기니 포트모르즈비 존 기즈 경 경기장에서 봉헌한 미사 강론에서 ‘열림’을 강조한 복음 말씀을 인용하며 “태평양에 있는 여러분은 다른 대륙과 분리되어 있다고 느낄 수 있지만 우리 모두는 성령 안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며 “우리 각자에게 ‘열어라’라고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고 형제자매에게 마음을 열어 그것을 삶의 나침반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미사 직후 수도 포트모르즈비에서 비행기로 2시간여 떨어진 소도시 바니모를 찾아 현지 공동체와 만남의 시간을 갖고, 형제애 실천에 앞장서는 이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의 파푸아뉴기니 방문에 대해 기후위기를 체험하고 있는 현지인들을 향한 보편교회의 실질적 연대를 표하는 자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바티칸뉴스 등 외신은 “파푸아뉴기니·동티모르 등 태평양 지역은 기후 변화의 실질적인 영향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면서 “교황의 이번 방문은 기후위기로 위협받는 가난한 이들과 지구의 외침에 귀 기울이자는 교황의 호소가 더욱 주목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티모르·싱가포르 방문 13일 순방길 마쳐
교황은 9~11일 동남아시아의 대표적 가톨 릭 국가인 동티모르, 11~13일 싱가포르를 방문해 젊은이들과 종교 간 만남 등을 가진 뒤 바티칸으로 귀국하며 아시아 4개국 사도 순방 일정을 마무리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프란치스코 교황이 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에 도착해 군중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OSV
프란치스코 교황이 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주재 교황대사관에서 열린 난민·이주민과의 만남 자리에서 고향을 떠나온 이들에게 위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바티칸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그라하 페무다 청소년센터에 모인 젊은이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OSV
이슬람 인도네시아의 열렬한 환영
‘신앙과 형제애, 연민’이란 사목 방문 주제 아래, 첫 순방지 인도네시아를 찾은 교황은 가장 소외된 이들을 챙기는 데 앞장섰다. 특히 정치·종교적 이유로 고향을 떠난 난민·이주민을 만나 경청했다. 실제 교황이 3일 인도네시아 방문 첫날 가장 먼저 찾은 이들이 난민과 이주민이었다. 이날 교황이 만난 이들 가운데에는 미얀마에서 소수민족 탄압을 피해 고향을 떠난 로힝야족 난민도 있었다. 교황은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다시 한 번 위로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소수 종교인’인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교황의 방문 자체만으로도 희망의 등불이 됐다. 인도네시아의 가톨릭 신자는 약 800만 명. 아시아 내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수준이지만, 자국 내에선 전체 인구의 90%(약 2억 명)에 육박하는 무슬림에 비하긴 어렵다. 현지 신자들이 교황의 방문에 그 어떤 나라보다도 열광적으로 환호를 보낸 이유다.
특히 5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경기장에서 교황 주례로 봉헌된 미사는 보편 교회의 신앙을 확인하며 절정을 이뤘다. 당초 예상됐던 6만 명을 훌쩍 넘어 10만 명에 달하는 신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교황은 신자들의 환대에 화답하며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미사 강론에서 “항상 형제애를 꿈꾸고 평화의 문명을 건설하는 데 지치지 말아야 한다”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랑의 씨앗을 뿌리고 당당히 대화의 길을 걸으며 계속해서 선과 친절을 베풀어 화합과 평화의 건설자가 되어야 한다”고 격려했다.
미사에 함께한 24세 청년 유진씨는 “사실상 단일종교나 다름없는 나라에서 소수 종교를 믿는 사람으로서 교황의 방문은 이웃 종교인들에게 ‘우리의 존재’를 전하는 데 큰 힘이 됐다”며 “종교 간 화합의 물꼬를 트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8일 파푸아뉴기니 바니모를 찾은 자리에서 현지 신자가 선물한 전통 모자를 쓰고 감사인사을 전하고 있다. 바티칸뉴스
교황이 7일 파푸아뉴기니 포트모르즈비 카리타스 기술중등학교에서 학생들의 환대에 화답하며 양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OSV
교황이 7일 파푸아뉴기니 포트모르즈비 카리타스 기술중등학교에서 전통 의상을 입은 한 어린이와 인사를 나누며 미소 짓고 있다. OSV
파푸아뉴기니에서 형제애 강조
교황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는 두 번째 방문국인 파푸아뉴기니에서도 이어졌다. 교황은 지리·신앙의 ‘주변’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뜻을 전하며, 신앙 아래 하나 된 ‘형제애''를 전하는데 힘썼다.
교황은 8일 파푸아뉴기니 포트모르즈비 존 기즈 경 경기장에서 봉헌한 미사 강론에서 ‘열림’을 강조한 복음 말씀을 인용하며 “태평양에 있는 여러분은 다른 대륙과 분리되어 있다고 느낄 수 있지만 우리 모두는 성령 안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며 “우리 각자에게 ‘열어라’라고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고 형제자매에게 마음을 열어 그것을 삶의 나침반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미사 직후 수도 포트모르즈비에서 비행기로 2시간여 떨어진 소도시 바니모를 찾아 현지 공동체와 만남의 시간을 갖고, 형제애 실천에 앞장서는 이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의 파푸아뉴기니 방문에 대해 기후위기를 체험하고 있는 현지인들을 향한 보편교회의 실질적 연대를 표하는 자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바티칸뉴스 등 외신은 “파푸아뉴기니·동티모르 등 태평양 지역은 기후 변화의 실질적인 영향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면서 “교황의 이번 방문은 기후위기로 위협받는 가난한 이들과 지구의 외침에 귀 기울이자는 교황의 호소가 더욱 주목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티모르·싱가포르 방문 13일 순방길 마쳐
교황은 9~11일 동남아시아의 대표적 가톨 릭 국가인 동티모르, 11~13일 싱가포르를 방문해 젊은이들과 종교 간 만남 등을 가진 뒤 바티칸으로 귀국하며 아시아 4개국 사도 순방 일정을 마무리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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