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두 아이를 전북 순창의 작은 시골 학교로 전학을 보냈다. 서울시교육청과 전라북도교육청은 손잡고 농촌 유학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서울은 학생들이 아직 넘쳐나고, 시골은 학생들이 부족해서 그 균형을 맞춰보겠노라고 시작한 제도다. 아니, 시골 학교를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에 가깝다. 저출산의 직격탄은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맞는다고 했는데, 이미 학교들은 벚꽃 피는 순서로 문을 닫고 있다.
농촌 유학 캠프에서 만난 시골 학교의 교장은 기타를 메고 노래를 불렀다. 서울 학교의 교장은 행정가 느낌이었지만 시골 학교의 교장은 선교사 같은 느낌이랄까. 농촌에는 아직 아이들이 있으니 학교가 문을 닫지 않도록, 시골 아이들과 함께 공부할 친구들을 보내달라는 간절함이 노래에 흠뻑 실렸다.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위해 인근 성당을 찾았다. 아이들은 찾기 어려웠다. 24개월 막내가 돌아다니고 싶어 해 유아방을 찾았으나 창고로 쓰고 있었다. 시끄럽게 둘 순 없어서 조용히 유아방에 들어갔는데, 강론대에서 나를 지목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더운데 아기랑 거기를 왜 들어가요? 나오세요.” 강론 중 사제는 마이크에 대고 대성전으로 나오라고 했고, 미사를 봉헌하던 수녀들도 아이가 돌아다녀도 괜찮다는 듯 손짓했다. 미사 후 식사 자리에서 사제는 몸이 반쯤 굽은 지팡이 짚은 할머니 손을 잡고 식사 자리를 안내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1인 가구 사목의 필요성에 대해 취재하며 1인 가구가 호소한 것은 배제와 소외의 경험이었다. 교회 안에서 배제의 경험은 구조 안에 있지 않으면 당연하게 마주하는 현실이기도 하다. 어떤 이들을 한 갈래로 분류 지어 이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들이 소외당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소외당하고 있기 때문에 세력을 만들어 연대하고 목소리를 낸다. 이 경계를 녹이는 건 언제나 환대와 관심이다. 환대와 관심은 생각보다 힘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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