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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국제)

미국 “묵주가 폭력적 극단주의의 상징” 논란

참 빛 사랑 2022. 8. 26. 16:01

유명 월간지 「애틀랜틱」 칼럼묵주와 극단주의 연관성 주장논리 비약·종교 정치화에 비판

▲ 도미니코수도회 수도자가 「애틀랜틱」에 실린 칼럼에 응수하기 위해 트위터에 올린 사진. 오른쪽은 제목이 수정된 온라인판 칼럼.
 
 
 

미국의 유명 월간지 「애틀랜틱(The Atlantic)」이 미국에서 묵주가 폭력적인 극우파의 상징이 됐다고 주장하는 칼럼을 실어 논란이 일고 있다.

칼럼 필자는 캐나다 토론토에 거주하는 다니엘 파네톤이다. 파네톤은 ‘묵주는 어떻게 극단주의자의 상징이 되었나’라는 제목의 글에서 “AR-15 소총이 그리스도교 민족주의자들에게 신성한 물건이 된 것처럼, 묵주는 급진적-전통적 가톨릭 신자들에게 군사적 의미를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쇄본과 달리 온라인판 제목은 ‘극단주의 총기문화가 묵주를 끌어들이는 방법’으로 수정돼 있다. 하지만 묵주와 극단주의에 연관성이 있다는 논조는 그대로다.

칼럼은 전반적으로 극우 가톨릭 신자들의 정치적 편향성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그들은 인종 차별을 일삼고 이웃 종교를 배척하는 백인 우월주의자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필자는 극우파 신자들은 신앙 표현 방법까지 ‘군사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톨릭용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들을 증거처럼 나열했다.

실제로 그가 거론한 A쇼핑몰에는 표지에 ‘미 합중국 은총의 군대’라고 인쇄된 소책자와 ‘영적 탄약’이라는 탄약통이 올라와 있다. “군대와 법 집행 기관, 긴급구호대원들에게 ‘전투 묵주’를 보내자”며 후원을 요청하는 공지도 눈에 띈다. ‘전투 묵주’에 대해 필자는 “묵주알은 탄약통으로 만들고, 십자가는 총기류 금속으로 마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B쇼핑몰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내구성이 입증됐다고 홍보하는 ‘1차 세계대전 묵주’를 판매하고 있다.

글의 취지는 이해되지만 논리적 비약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교회가 낙태에 반대하는 것도 우익 극단주의자들과 연대하고 있는 증거라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이 글을 접한 독자들 반응은 다양하다. 흥미로운 읽을거리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反) 가톨릭주의자의 모함이라며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

로버트 게오르그(프린스턴대 정치이론학) 교수는 “필자는 묵주를 정치화하고, 그것을 문화전쟁의 도구로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편협한 사람 같아 보이지는 않지만, 과로한 것 같으니 아스피린 한두 알 먹고 잠시 누워 있는 게 좋겠다”고 혹평했다.

도미니코수도회의 피에트지크 신부는 “필자는 태곳적부터 교회와 함께해온 ‘영적 전투’ 개념을 오해하고 있다”며 “교회가 말하는 전투는 신체적 폭력을 의미하는 게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필자가 지적한 쇼핑몰들은 논쟁의 소지가 있는 칼럼이 공개된 후 매출이 급증했다고 가톨릭통신(CNA)이 전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