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이후 32년 만에 사형 집행, 추가 집행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영국의 인권 활동가 베네딕트 로저스(Benedict Rogers)가 “미얀마를 지옥에서 구해달라”고 국제 사회에 호소했다.
동아시아 인권 문제를 주로 다루는 로저스는 아시아 가톨릭 통신(UCAN)에 기고한 글에서 최근 미얀마 군부가 민주 진영 인사 4명의 사형을 집행한 것을 맹비난했다. 이어 미얀마의 비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세계 경제 이슈에 묻혀버린 현실을 개탄하며 국제 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지난해 2월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군부는 7월 25일 아웅산 수치 전 국가고문 측근인 표 제야 토 전(前) 하원의원과 시민운동가 초 민 유 등 4명의 사형을 집행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미얀마에서 사형이 집행된 것은 1990년 이후 32년 만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 사회는 군부를 비난하는 성명을 쏟아냈다. 하지만 군부의 폭력을 중단시키기 위한 연대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로저스는 “사형 집행은 군사 독재의 타락과 범죄 규모를 만천하에 드러냈다”며 “그들은 비판 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일이든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얀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 사회의 정치적 의지와 리더십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 사회가 연대해 미얀마의 비극을 종식시킬 수 있는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첫 번째 방안은 정권의 생명줄을 끊는 것이다. 그러려면 군부의 수입원을 차단하고, 러시아ㆍ중국ㆍ인도에 무기 공급 중단 압력을 넣어야 한다. 두 번째 방안은 난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강화해 생명줄을 연결하는 것이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에 따르면 쿠데타 발생 이후 약 1만 5000명이 체포됐다. 이 가운데 1만 2000명이 구금 상태다. 사망자는 2100명에 달한다. 사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117명이다. 군부는 4명에 대한 형 집행 직후 정치범 사형수들을 격리 수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형을 또 집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양곤대교구장 찰스 마웅 보 추기경은 지난 6월 “만일 군부가 형 집행을 강행하면 군사 정권의 ‘가장 비열한 수준’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형 집행에 반대했다. 하지만 군부는 보 추기경 호소와 국제 사회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형 집행을 감행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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