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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던져 성당 폭탄 테러 막은 아카시 바시르... '하느님의 종'으로 선포

참 빛 사랑 2022. 2. 11. 18:30

파키스탄 스무 살 청년, 1500여 명 미사 봉헌하는 성당 지켜... 살신성인 덕에 사망자 2명에 그쳐

▲ 아카시 바시르(Akash Bashir).
▲ 아카시 바시르가 폭탄 테러범과 뒤엉켜 싸운 성 요한 성당 정문. 본당은 완전히 파괴된 정문을 다시 설치했다. 원내는 ‘하느님의 종’으로 선포된 아카시 바사르.【 가톨릭평화신문 DB】
 

성당에 침입하는 폭탄 테러범을 몸으로 저지하다 숨진 파키스탄의 스무 살 청년 아카시 바시르(Akash Bashir)가 ‘하느님의 종’으로 선포됐다.
 

하느님의 종은 하느님을 섬기는 이들과 하느님으로부터 특수한 사명을 받아 수행하는 일꾼을 이르는 칭호이지만, 일반적으로 시복시성 안건이 상정된 가톨릭 신자를 그렇게 부른다.
 

아카시 바시르는 주일인 2015년 3월 15일 평소처럼 아침 일찍 성 요한 성당에 나와 경비 봉사를 하고 있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행패와 테러가 부쩍 심해져 청년들은 주일마다 교대로 성당 문을 지켰다. 그날 미사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낯선 사람이 총을 쏘며 성당 진입을 시도했다. 테러범임을 직감한 바시르는 달려가서 괴한의 허리를 꽉 껴안고 저지했다. 테러범은 이미 문 안으로 한 발을 들여놓은 상황이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두 사람은 씨름하듯 서로 밀면서 소리쳤다.
 

“놔, 폭탄을 갖고 있어. 너도 죽고 싶어?”
 

“죽어도 못 놔. 한 발짝도 못 들어가!”
 

두 사람은 엉켜서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그 순간 테러범이 폭탄 조끼를 터뜨렸다. 성당 안에서는 1500여 명이 미사를 봉헌하고 있었다.
 

가톨릭평화신문은 2017년 고통받는교회돕기 한국지부(ACN-Korea)와 함께 라호르대교구 성 요한 성당을 방문해 바시르의 영웅적 순교 행위를 취재, 보도한 바 있다.(본보 2017년 6월 11일 제1416호 참조)  
 

당시 폭탄 테러는 성공회 성당을 비롯해 인근의 그리스도교 종교시설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성 요한 성당이 있는 요한나바드는 가톨릭과 개신교 신자 15만 명이 모여 사는 파키스탄의 최대 그리스도인 밀집 지역이다. 이날 테러로 이 지역에서 17명이 사망하고, 70여 명이 부상을 당했지만 성 요한 성당은 바시르의 살신성인 덕에 사망자가 2명에 그쳤다.
 

라호르대교구장 세바스티안 쇼 대주교는 1월 31일 “바티칸이 아카시 바시르를 하느님의 종으로 선포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교구민들에게 알렸다. 프랜시스 굴자르 총대리 신부는 “파키스탄 가톨릭 교회에 영광의 날”이라며 “그가 시복시성되면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 반열에 오르는 최초의 파키스탄인이 된다”고 밝혔다.  
 

바시르의 어머니 나즈 바노씨는 “우리의 기쁨이 아들을 잃은 슬픔보다 크다”며 “요즘은 다른 아들 아슬란이 형을 대신해 주일마다 성당 문을 지킨다”고 전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