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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종합

하느님의 종 133위 시복 예비심사 문서 제출

참 빛 사랑 2021. 6. 17. 20:54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위 대표단 교황청 방문,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 사도문서고·도서관도 답사

▲ 10일 교황청 시성성을 방문한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와 한국 교회 대표단 사제들이 시성성 차관 보구스와프 투렉 몬시뇰에게 시복 예비심사 문서를 제출한 뒤 접수증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주교회의 제공

 

▲ 11일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루이스 타글레 추기경을 만난 한국 교회 대표단. 왼쪽부터 정연정 신부, 김종강 신부, 타글레 추기경, 이용훈 주교, 박선용 신부. 주교회의 제공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를 필두로 한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대표단이 10일 로마 교황청 시성성 차관 파비오 파베네 대주교를 만나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의 시복을 위해 국내에서 진행된 시복 예비심사 법정 문서(조서) 일체를 제출했다.

한국 교회 대표단의 교황청 방문은 8~11일 사흘 동안 이뤄졌다. 이번 방문은 시복 예비심사 법정 문서 제출과 함께 2019년부터 교황청 관계 부서들과 공동으로 진행해오고 있는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을 논의하고자 이뤄졌다.

이번 방문에는 이 주교와 박선용(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총무)ㆍ박동균(133위 시복 안건 재판관 대리)ㆍ김종강(133위 시복 안건 청원인) 신부가 함께했으며, 주교회의로부터 133위 시복 안건의 로마 주재 청원인으로 임명된 정연정(로마 한인신학원장) 신부도 동행했다. 대표단은 교황청 시성성과 인류복음화성 역사문서고, 사도문서고, 도서관 방문 등 사흘간 꽉 찬 일정을 소화했다.

10일 대표단을 만난 교황청 시성성 차관보 보구스와프 투렉 몬시뇰은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 시복 예비심사 문서 접수증을 발급하고, 133위의 빠른 시복을 기원했다. 시성성은 앞으로 한국 주교회의가 133위 시복 안건의 로마 주재 청원인으로 임명한 정연정 신부를 승인하고, 문서들을 개봉해 심사위원을 임명한 후 본격적인 심사에 착수하게 된다.

이용훈 주교는 앞서 9일 시성성 장관 마르첼로 세메라로 추기경도 예방해 “순교자들의 시복이 한국 교회 신자들에게 순교자들의 뛰어난 신앙을 본받을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는 1785~1879년 죽임을 당한 순교자들이다. 103위 성인과 124위 복자에 포함되지 않았던 한국 교회 초기 평신도 순교자들과 순교 사실이 새롭게 연구된 이들이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예비심사 법정에서 작성을 거쳐 이번에 교황청에 제출된 문서 분량은 한국어 사본 8권 총 3021면, 영어 번역본 5권 총 1861면에 이른다.

교황청 시성성 시복 심사는 지역 교회가 보낸 예비심사 조서들의 법적 유효성을 교령으로 확인한 뒤 정식으로 시작된다. 시성성에서 임명된 시복 안건 보고관이 예비심사 조서를 토대로 포지시오(positio, 시복 안건의 최종 결정을 위해 작성하는 최종 심사 자료)를 작성해 제출한 후, 이 자료가 역사위원회, 신학위원회, 추기경과 주교단의 심의를 통과하면 교황이 시복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이 과정들은 절차가 매우 엄격해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표단은 교황청에서 진행 중인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의 현황을 확인하고, 향후 방향을 논의하며 한국 주교회의와 교황청 부서 간 협력 증진을 도모했다.

대표단은 8일 교황청 사도문서고 총책임자인 주제 톨렌티누 데 멘돈사 추기경과 사도문서고장 세르지오 파가노 주교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멘돈사 추기경은 한국 주교회의의 지원에 힘입어 문서고의 목록화와 디지털화가 빛을 보게 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고, 이 주교는 1924년 한국 교회가 시성성에 제출한 시복 문서에 대한 확인 작업을 위해 협력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튿날인 9일에는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역사문서고에 소장된 한국 관련 문서의 목록과 수량을 확인하고 사료 발굴 사업의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관계사 연구 현장도 답사했다. 대표단은 이어 신문서고와 1892년 이전의 문서가 보관되어 있는 구문서고를 방문해 한국 관련 문서들을 직접 확인하는 기회도 가졌다.

10일 이 주교는 교황청 국무원 외무부 외무장관 폴 갤러거 대주교를 만나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을 외무부 문서고에서도 실행 가능한지를 논의했다. 아울러 국무원 외교문서고(제2문서고)의 문서 정리 현황과 한국 관련 문서의 수량도 확인했다.

이 주교는 1940년대부터 1958년까지의 외교문서를 찾고, 디지털화하고자 하는 뜻을 전했다. 이 자리에는 추규호(루카) 주교황청 한국대사도 동석했다. 이튿날에는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을 만나 인류복음화성 역사문서고에서 진행될 사업에 대해서도 협조를 요청했다.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은 주교회의 법인 (사)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를 주체로 교황청 내 문서보관 기관이 보유한 한국 관련 사료를 발굴, 정리, 보존, 연구하는 사업으로 2023년 한국-교황청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추진하게 됐다.

주교회의 대표단 실무 책임자로 참석한 김종강 신부는 “한국-교황청 발굴 사업이 3년 차를 맞아 그 결실을 거두어 가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한국 교회 대표단의 교황청 방문은 코로나19 대유행을 고려해 최소 인원으로 이뤄졌으며, 대표단은 일정을 마치고 12일 귀국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