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세계교회(국제)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 해설] 13.제4장 혼인의 사랑 ②(101~110항)

참 빛 사랑 2016. 8. 1. 09:47

집에만 가면 긴장되고 짜증 난다면…


지난 호에 이어 사랑의 찬가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묵상을 계속 살펴보자.

사랑은 관대합니다(101~102항 )

바오로 사도는 “저마다 자기 것만 돌보지 말고 남의 것도 돌보아 주십시오”(필리 2,4) 하고 당부하는데, 이것이 ‘관대한 사랑’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관대한 사랑은 자기의 유익을 추구하지 않지만, 자신에게 마냥 인색하거나 엄격하라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자신에게도 관대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다른 사람을 더 잘 사랑하기 위해서다. 구약의 집회서는 이렇게 말한다. “자신에게 악한 자가 누구에게 관대하겠느냐? 그는 자기 재산도 즐기지 못한다. 자신에게 인색한 자보다 더 악한 자는 없다"(집회 14,5-6).

관대한 사랑은 주고받는 정의를 넘어선다. 정의와 무관하다는 것이 아니다. 정의를 실현하고 초과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은 ‘정의의 초과 달성’이다. 이것이 사랑은 정의를 초월한다는 의미다. 이 사랑은 “바라지 말고”(루카 6,35) 주는 사랑이다.



사랑은 성을 내지 않습니다(103~104항)

성을 낸다는 것은 외부로부터 뭔가 자극을 받은 내면의 분개와 관련이 있다. 성을 낸다는 것은 내적인 폭력적 반응을 가리킨다. 이런 “내적 적대감을 키우는 것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상처와 소외를 야기할 따름”(103항)이라고 교황은 지적한다. 하지만 중대한 불의를 보고 터뜨리는 분노는 건강하다. 이를 의로운 분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갑자기 적개심이 밀려온다고 느끼는 것과 거기에 굴복해 적개심을 마음에 깊이 담아두는 것은 별개라고 지적한다. 그래서 성경 말씀을 빌려 “화가 나더라도 죄는 짓지 마십시오. 해가 질 때까지 노여움을 품고 있지 마십시오”(에페 4,26)라고 권고한다. 교황은 이 말씀을 가정에 적용한다. 가정에서 하루를 마칠 때까지 화 난 채로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랑은 앙심을 품지 않습니다(105~108항)

앙심을 품지 않는다는 것은 거꾸로 말하면 용서한다는 것이다. 용서는 다른 사람의 약함을 이해하고 봐주는 것이다. 속상했을 때 또는 실망스러울 때, 우리는 용서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바람직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용서가 결코 쉬운 것만은 아니다. “아무도 용서가 쉽다고 말할 수 없다”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말한다. 가정의 친교는 큰 희생정신을 통해서 보존하고 완성할 수 있다. 그러려면 가족 구성원 모두가 저마다 이해하고 참고 용서하고 화해하는, 관대하고 열린 마음을 기꺼이 지녀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아가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체험을 할 때에 다른 이들을 용서할 수 있다고 밝힌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고 용서하려면 우리 자신의 과거사를 놓고 기도하는 법을, 우리 자신을 받아들이는 법을, 한계를 안고 살아가는 법을, 그리고 용서하는 법까지도 배워야 한다”(107항)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우리 자신이 하느님에게서 용서를 체험했음을 전제로 한다. 하느님의 사랑은 아무런 조건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비록 다른 이들이 우리에게 나쁜 짓을 했다 해도 그들을 거듭 사랑하고 용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의 가정생활은 이해와 지원과 격려의 자리가 아니라 끊임없는 긴장과 상호 비판의 자리가 되고 말 것이라고 교황은 지적한다.



사랑은 진실을 두고 함께 기뻐합니다(109~ 110항)

진실을 두고 함께 기뻐한다는 것은 진리 안에서 기뻐한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다른 사람의 존엄함을 보고 그들의 능력과 선행을 평가하면서 기뻐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이들, 심지어는 배우자에 대해서도 늘 비교하고 경쟁하면서 그들의 약함을 남몰래 즐기는 그런 이들은 이렇게 함께 기뻐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사랑하는 사람은 다른 이를 위해 선행을 할 수 있을 때 또는 다른 이들이 행복한 것을 볼 때 그 자신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또 “하느님께서는 기쁘게 주는 이를 사랑하신다”(2코린 9,7)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이렇게 살아가는 삶은 또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것이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님께서는 다른 이들의 행복에서 기쁨을 찾는 이들을 특별히 고맙게 여기신다”면서 “가정은 언제나 가족 구성원 가운데 한 사람에게 기쁜 일이 생길 때 다른 이들이 함께 기뻐 축하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110항).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