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쭉꽃이 만발한 성모상 앞을 산책하며 가수 김현성 님의 노랫말이 떠올라 입속으로
흥얼거렸습니다.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우연한 생각에 빠져 날 저물도록 몰랐네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 한여름
소나기 쏟아져도 굳세게 버틴 꽃들과 지난겨울 눈보라에도 우뚝 서 있는 나무들같이 하늘 아래 모든 것이 저 홀로 설 수
있을까."
편지하면 저는 푸른 철 대문에 달린 우편함을 몇 번이고 열어보던 꿈 많은 소녀 시절이 떠오릅니다. 동네 길가에 서 있던 빨간
우체통은 또 얼마나 아련한 추억을 보태주었는지요.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모든 게 해결되니 손으로 편지 쓰는 일은 고리타분한
얘기로 들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모든 삶의 방식이 최첨단으로 발전한다 해도 변하지 말았으면 하는 소중한 것들이
있지요. 그중 하나가 손 글씨로 전하는 편지가 아닐까 합니다.
정성스럽게 써 내려간 손편지를 아주 오래만에 받았다며 감격하던 어느 자매님의 상큼한 목소리가 아직도 제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소박한 카드 한 장으로도 이처럼 마음의 향기를 전할 수 있고 서로의 따뜻함을 이어주는 소통의 끈이 될 수 있구나
싶죠.
이제 곧 성모님의 달이자 가정의 달인 5월이군요. 부모님께, 사랑하는 남편과 아내에게 자녀들과 존경하는 스승이나 친구에게
마음을 전해보시라고 수녀들이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예쁜 꽃 카드를 만들었습니다. 회원님들 한 분 한 분 안에 성령의 기운이
넘치도록 저도 사랑하는 주님께 기도 꽃 카드를 띄워야겠습니다. 매우 기뻐서 은총을 두 배 세 배로 내려주실지 모르죠.
^^ 가까이에 와 있는 5월을 맞이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