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피어난 곱디고운 꽃들로 눈이 호사를 누리는 4월입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계절을 물들이는 것이 또 하나 있지요? 노란 리본에 우리의 슬픔을 묶어 걸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해결된 것도 없이 세월호 참사가 있은 지 벌써 1주년이 되었습니다. 그들이 자랑스러워했던 이 땅 위에서, 그들을 사랑했던 이들이 그 날을 기억하며 눈물 어린 노란 꽃송이들을 다시 피워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성목요일 만찬 전례에 세월호 희생자인 박성호 군의 어머니께서 저희와 함께하셨더랬죠. 그분의 말씀을 들으며 유가족들의 깊은 상처를 가늠해 보았습니다. 원망과 분노 속에서도 죽음이 주는 희생의 의미를 다시 새기며 힘겹게 고통을 승화시키는 모습이 참 숭고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어머니들께서 삭발례를 하셨다는 소식을 들으니 다시금 마음 한쪽이 뭉클해지더군요.
“부모로서 내 자식이 왜 죽었는지 알고 싶을 뿐입니다.? 울부짖는 저희 부모의 마음 안에 하느님 아버지께서 함께 울고 계십니다. 이 고통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과 주님께 대한 믿음을 더 많이 체험하고 있습니다. 한마음으로 기도해주시고 행동으로 함께해주시길 진심으로 부탁합니다.” 라고 말씀하시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돕니다.
강우일 주교님께서는 『강우일 주교와 함께 걷는 세상』에서 “오늘 예수님이 오신다면 가장 먼저 누구를 찾아가실 것인지, 누구와 함께 어울리고, 누구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누구와 식사를 하실 것인지 끊임없이 성찰하고 우리 삶의 표지판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하셨지요.
4월이 가기 전, 세월호 유가족들이 계신 곳에 한 번 다녀오고 싶습니다. 도시 전체가 슬픔에 잠긴 안산이나, 아직도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진도 팽목항, 아니면 진상규명을 위해 텐트를 치고 있는 광화문에라도 말입니다. 어쩌면 거기서 부활하신 예수님의 빈 무덤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우리 회원님들께도 지쳐가는 유가족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발걸음 한 번 떼어 보시거나 기도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바오로딸 홈지기수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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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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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마차에서 떨어뜨린 것 |
미하엘 티슁거 / 성바오로 / 12,000원 → 10,800원(10%) 이 책은 자신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유익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도록 안내하며, 오늘 하루에 주목하고 깨어 있는 자세로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거듭 상기시켜 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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