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미씨가 팔을 들어 괴사한 피부를 보여주고 있다. 심근경색으로 당뇨가 악화하면서 생긴 후유증이다. “스스로 걸어서 화장실에 가고 싶어요. 그게 제일 큰 소원입니다.” 김은미(소피아, 57)씨는 침대에 앉아 배에 연결된 관을 들어 보였다. 복부 투석을 하는 관이다. 거추장스럽지만 그에게는 생명줄이나 다름없다. 심장 질환 탓에 다른 사람처럼 혈관 투석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심장에 기계장치가 있어요. 그 장치 때문에 혈관 투석을 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방식으로 투석하고 있습니다.” 2018년 이전까지 그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3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가 불편하긴 했지만, 운전도 하고 직장도 다닐 수 있을 만큼 건강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취업해 30년 가까이 일하면서 재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