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7일 바티칸 바오로 6세홀에 마련된 구유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OSV
바이든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과 미국 교회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국내 사형수들 형량 축소를 촉구했다. 사형제를 찬성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가톨릭교회가 미 정부를 향해 다시금 목소리를 낸 것이다.
교황은 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가진 삼종기도 후 연설에서 “미국에서 사형수로 복역 중인 이들이 감형되길 함께 기도해달라”고 호소했다.
교황은 2018년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서 사형제를 완전히 불허한다는 내용으로 개정한 바 있다. 개정안에는 “교회는 복음에 비춰 사형제가 인간 존엄성 및 불가침성을 침해하기 때문에 용납할 수 없다”며 “전 세계적으로 사형제 폐지를 위해 결의를 다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교황의 호소에 이어 미국 내 주교 등 3만여 명이 속한 ‘가톨릭 동원 네트워크(CMN)’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사형수들에 인권적 대처를 촉구했다. CMN는 “지금이 바로 사형 관련 연방법 개정을 통해 인간 존엄을 증진할 특별한 기회”라며 “연방 교도소에 수감 중인 사형수들의 삶을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교들은 사형제 존치에 따른 사형수들의 재사회화 박탈, 무고한 사람들의 희생, 사회적 파장 등을 오랜 기간 우려해왔다”고 덧붙였다.
미 비영리법인 사형제 정보센터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복역 중인 사형수는 2250명에 달한다. 이 중 40명은 연방 교도소에 수감 중으로, 38%는 흑인이다. 미국 내 흑인 비율이 14%인 것에 비해 높은 수치다.
사형제 철폐를 옹호해온 바이든 행정부는 내년 1월 20일이면 임기가 종료된다. 트럼프 당선인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만든 정책 개편안인 ‘프로젝트 2025’에는 사형 집행과 사형제 확대 시행 촉구 등 내용이 담겼다. 또 트럼프 1기 행정부 임기 마지막 1년 동안엔 사형수 13명의 형이 집행된 바 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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