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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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종합

[전문]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 2024년 부활 메시지

참 빛 사랑 2024. 4. 1. 14:37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요한 20,18)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후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처음으로 나타나셨는데, 그녀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뵙고 제자들에게 그 사실을 전하라는 그분의 명령을 받고 부활하신 그분을 증언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요한 20,18)

 

마리아 막달레나의 주님 부활에 대한 고백과 증언을 듣고(요한 20,18), 주님의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뵙고 기뻐하였을 뿐만 아니라(요한 20,21)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요한 20,25) 하고 마리아처럼 부활하신 주님을 고백하며 증언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주님 부활의 증인으로 세상에 파견됩니다. 이렇게 예수님의 제자들이 마리아 막달레나에게서 스승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소식을 듣고 부활의 증인으로 세상에 파견된다는 의미에서, 교부들은 마리아 막달레나를 “사도들의 사도”(Apostolorum apostola)라고 칭송하였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가 주님을 뵙고 주님에게서 파견받아 그분의 메시지를 전해준 대상이 사도들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불렀던 것입니다.

 

교회의 이러한 고백과 증언으로 같은 사명을 전해 받은 우리 그리스도인들 역시 주님 부활의 증인이 되도록 부름을 받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파견된 제자들처럼 우리도 똑같은 믿음으로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요한 20,25) 하고 고백하며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구체적으로 부활의 증인이 될 수 있는지 함께 생각해 보고 그 방법을 함께 찾아봅시다. 이를 위해 먼저 우리 자신이 정말로 부활하신 주님을 뵙고 싶은지, 정말로 그 기쁨을 전하고 함께 나누고 싶은지 우리 각자의 신앙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부활하신 주님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뵙고 만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도 함께 찾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나타나셔서 제자들에게 가서 전하라는 메시지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레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마태 28,10) 마르코 복음에 의하면, 예수님께서 처음 공적으로 등장하신 곳도 갈릴레아요(14,1 참조) 부활하신 뒤에 나타나실 곳도 바로 그곳이라는 것입니다(16,7 참조). 그리고 부활하신 뒤 갈릴레아에서 제자들이 당신을 뵙게 되리라는 말씀은 복음 여러 곳에서 언급되고 있습니다(마태 26,32; 28,7.10.16; 마르 14,28; 16,7; 요한 21 참조) 그래서 갈릴레아는 예수님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장소가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갈릴레아는 예수님의 지상 생활 동안 그분의 복음 선포 활동의 중심 무대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이후에도 제자들이 부활하신 그분을 만나는 중요한 장소가 되기 때문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 체험한 마리아 막달레나가 주님으로부터 제자들에게 전하라는 메시지, 곧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레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마태 28,10)라는 말씀을 어떤 의미로 해석하고 풀이할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하고 정리해 보는 것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거기서 부활하신 주님을 구체적으로 뵙고 만나는 방법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갈릴레아’는 단순히 2000년 전 예수님 지상 생활의 활동 무대였던 역사적인 장소로서만 기억되는 의미를 넘어, 더 깊고 넓은 의미의 상징적인 의미를 담는 장소로 해석되고 기억됩니다. 그래서 갈릴레아는 예수님의 제자들에게뿐만 아니라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는 장소로 기억됩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뵙고 만나는 구체적인 삶의 현장, 구체적인 삶의 자리가 우리들의 새로운 갈릴레아가 될 것입니다. 그곳에서 부활의 증인으로 사는 우리들의 새로운 삶이 시작될 것입니다. 그곳은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 새롭게 복음을 선포하고 실제로 복음을 사는 구체적인 삶의 자리가 될 것입니다. 그곳의 가난하고 힘없고 약한 보잘것없는 작은 이들 안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뵙고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그곳은 마태오 복음 25장에서 말씀하신 주님의 말씀이 이루어지는 오늘의 새로운 갈릴레아가 될 것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40절)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마리아 막달레나의 부활 체험과 제자들에게 전한 주님의 메시지 덕분에, 여러분 모두가 오늘의 갈릴레아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뵙는 복된 체험을 하고 그 기쁨을 전하고 나누는 주님 부활의 증인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렇게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함께 기도합시다.

 

그리고 이제 우리 모두 마리아 막달레나와 주님의 제자들이 고백한 부활 신앙을 우리 자신의 믿음으로 함께 고백해 봅시다.

 

“주님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요한 20,18)

 

“우리가 주님을 뵈었소.”(요한 20,25)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