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증명하면 예루살렘, 베들레헴, 갈릴래야 등 성지 순례 가능
성지 베들레헴에 있는 한 성물점의 매니저 크리스티 제이단씨는 며칠 전 굳게 닫혀 있던 상점문을 열었다.
그는 “약 20개월 만에 처음 자물쇠에 열쇠를 꽂는 순간 팔에 소름이 돋았다“며 “정말 감동적이었지만 먼지로 덮여 있는 성물들을 보니까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년간 베들레헴에는 순례자와 관광객이 없었고, 그로 인해 ‘생명’도 없었다”며 “(성탄절을 앞두고) 11월과 12월에 많은 순례자가 찾아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자치구역인 베들레험에는 호텔, 순례 가이드, 성물점 등 순례자들을 상대로 하는 비즈니스가 많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업계 종사자들은 2년 가까이 실업자로 지내야 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일자리를 잃은 국민들에게 생계비를 지원했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그럴만한 재정 형편이 안 돼 주민들은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했다. 카나와티씨는 “우리는 순례자와 관광객이 찾아와야만 숨을 쉴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지금으로선 하느님 외에 우리와 함께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 팔레스타인 관광국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베들레헴 지역의 수입 감소를 1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한다.
- 이스라엘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봉쇄했던 국경을 1일 관광객들에게도 개방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증명서나 최근 6개월 내 회복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는 순례자는 예루살렘, 베들레헴, 갈릴래야 등 성지를 순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입국서류 준비가 더 까다로워졌고, 관광업계가 리오픈닝을 준비 중이라 완전 정상화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성물점 주인 릴리안 카나와티씨는 “순례자들이 단체로 베들레헴에 온 것은 봤지만 그들이 예전처럼 무리를 지어 성물점에 들어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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