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세력 그리스도교 박해 지속, 급진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공격... 2014년부터 신자 수 약 100만 명 감소
▲ 이라크의 그리스도교 군인들이 2016년 11월 모술 근처 카라코쉬에서 이슬람 국가(IS) 무장 조직을 몰아낸 후 한 가정집에 찾아가 바닥에 떨어진 성화 액자를 집어 올리고 있다. 【CNS 자료 사진】
프란치스코 교황의 3월 이라크 사목 방문이 신자 수가 점점 줄고 있는 중동 서아시아 교회에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이라크 아르빌대교구장 바샤 와르다 대주교는 “교황 방문은 이라크 그리스도인들의 궤적을 ‘사라지는 사람들’에서 ‘생존해 번성하는 사람들’로 바꾸는 강력한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라코쉬에 거주하는 요하나 토와야 교수는 “교황이 니네베 평원을 방문하면 니네베 사람들뿐 아니라 인근 도시에서 수많은 사람이 몰려올 것”이라며 “교황은 우리에게 (차별과 박해 속에서도) 머물 수 있는 희망을 안겨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교황은 3월 5일부터 나흘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비롯해 아브라함의 기억을 간직한 우르평원과 에르빌, 니네베 평원에 자리한 모술과 카라코쉬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구약 성경의 주 무대인 이 도시들은 대부분 2014년 급진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에 의해 무참히 파괴됐다.
이 지역 그리스도교 역사는 1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중동에서 발흥한 이슬람 세력이 그리스도교를 박해해 교세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특히 IS가 니네베 평원을 점령했을 때 수많은 그리스도인이 희생되거나 피란길에 올랐다. 이때 이라크 북부 지역 그리스도인 수는 10만 2000명에서 3만 6000명으로 급격히 줄었다.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전쟁의 공포가 휩쓴 2014년부터 3년간 이라크 그리스도인은 100~140만 명에서 30~40만 명으로 감소했다.
몇 년 전부터 신자들이 파괴된 고향으로 돌아가 복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가난과 차별 때문에 미래는 희망적이지 않다. 이 때문에 이라크 북부는 ‘그리스도인 없는 성경의 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교황이 기증받는 스포츠카 람보르기니를 경매에 부쳐 받은 낙찰금을 니네베 재건사업 측에 전달하고, 고통받는 교회돕기(ACN)가 대대적으로 지원사업을 벌이는 등 보편교회 차원에서 나서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99년 역대 교황 가운데 최초로 ‘성경의 땅’ 이라크 방문을 추진했으나 사담 후세인 정권의 비협조로 결렬된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바그다드에 도착하면 이라크를 방문하는 최초의 교황이 된다.
하지만 코로나19 보건 문제와 불안한 치안 상황이 교황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이라크의 코로나19 확진자는 57만 명, 사망자는 1만 2000여 명에 달한다. 매일 2000여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치안 상황과 관련해 요하나 토와야 교수는 “바티칸이 교황의 안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호전됐다”며 “정부 보안요원들이 밀착 경호하고, 대중 접촉을 제한하면 안전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안심시켰다. 교황청은 “교황의 구체적 일정은 국제보건 위생지침의 변화를 참고하여 추후 공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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