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존경하는 신부님 사제관에는 '愼獨(신독)'이라는 짧은 글귀가 붙어있습니다. 군자는 홀로 있음을 삼가야 한다는 「大學(대학)」의
가르침입니다. 금장태 선생님의 「나를 찾고 너를
만나」를 읽다가 이 글을 다시 만났습니다.
‘홀로 있지 않음’은 온종일 사람들과 어울려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언제 어디서든 하느님과 함께 머물고 있음을 깨달아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두루 살펴 덕으로 나아가는 삶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교의 가르침이지만 예수님의 말씀과 많이 닮았습니다. 참으로 기도하려거든 골방에 들어가 기도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달리 표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지요.
요즘의 우리는 홀로 있음을 견디기 어려워합니다. 어쩌면 두려워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거실에는 항상 TV가 켜져 있고 손에서는 휴대폰이 떠나지 않습니다. 내 소식을 누군가 궁금해하길 바라며 혹여
유행에 뒤처질까 온갖 화젯거리에 귀를 쫑긋 세우고 삽니다. 눈도, 귀도, 입도, 손도, 머리도 너무 바쁩니다.
「나를 찾고 너를 만나」를 읽으며 모든 것에서 한 걸음
물러서 보세요. 침묵과 고요가 찾아오면 홀로 있는 내 곁에 함께하시는 하느님을 만나실 겁니다. 복된 만남이 이루어지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