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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한국교회 종합

새 교황 선출할 콘클라베 어떻게 열리나?

참 빛 사랑 2025. 5. 5. 10:35

 

 
2013년 3월 제266대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콘클라베가 바티칸 시스티나 소성당에서 열리고 있는 모습.  OSV



교황청이 제267대 교황을 선출할 콘클라베가 오는 5월 7일 개최된다고 발표했다. 사도좌 교황을 뽑는 보편 교회의 독특한 선출방식인 콘클라베는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개최될까?
 

콘클라베는 교황을 선출하는 가톨릭교회만의 특별한 비밀회의다. 라틴어 ‘쿰’(Cum, 함께)과 ‘클라비’(Clavi, 열쇠)의 합성어로, ‘열쇠로 잠근 방’이란 뜻이다. 그리스도께서는 베드로의 후계자를 뽑는 방법을 정해주지 않으셨다. 그렇기에 초기에는 신자와 성직자들이 교황을 직접 선출하기도 했다. 지금처럼 추기경단에 위임된 것은 1059년 니콜라오 2세 교황 때부터다. 이후 1274년 그레고리오 10세 교황이 ‘교황 선출 전까지 누구도 방에서 나오지 못한다’는 교령을 반포했다. 이때부터 지금의 ‘콘클라베’와 유사한 형태를 갖추게 됐다.
 

현재 교황 선출 방식은 1996년 2월 22일 성 요한 바오로 2세가 공표한 교황령 ‘주님의 양떼’(Universi Dominici Gregis)에 따른다. 이 교령은 현재 사도좌 공석과 콘클라베 절차를 규율하는 기본법으로, 그동안의 관습을 정리하고 시대에 맞게 수정했다. 교령은 총 92개 조항으로 △사도좌 공석 기간 중의 교회 통치 △추기경 및 관련자들의 역할과 의무 △선거 전 준비 절차 △선거 절차 자체 △비밀 유지 의무 강조 △비밀 투표 방식만 인정 등이 규정돼 있다.
 

37항에는 ‘사도좌 공석이 시작된 후 15일이 지나고 20일이 되기 전에 콘클라베를 시작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 규정은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발표한 자의교서를 통해 ‘모든 선거인 추기경이 로마에 도착했을 경우, 추기경단이 15일이 되기 전에 콘클라베를 시작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내용으로 개정됐다. 이는 의무가 아닌 선택 사항이다.
 

개정된 규정은 2013년 2월 베네딕토 16세 교황 사임 후 실제 적용댔다. 당시 추기경단은 사도좌 공석이 시작된 뒤 12일 만인 3월 12일 콘클라베를 시작했고, 13일까지 5차례 투표 끝에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 추기경을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이번에도 선거권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추기경이 추기경단 회의를 열어 교황의 장례 일정 확정, 콘클라베 시작일 결정, 주요 행정 문제 처리 등을 논의한다. 콘클라베 날짜는 선거인 추기경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흰 연기와 타종으로 새 교황 선출 소식 알려
 

콘클라베는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옆 시스티나 소성당에서 열린다. 투표에 참여하는 80세 미만 추기경들은 콘클라베 기간 바티칸 내 숙소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 머문다. 추기경들은 바티칸 외부로 나갈 수 없으며, TV나 라디오, 신문도 접할 수 없다. 외부인과의 전화통화도 불가하다.
 

매일 오전·오후 각 두 차례씩, 하루 최대 네 차례 투표가 열린다. 투표 중간중간에는 후보자들에 관해 논의하는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투표에 참여하는 모든 추기경이 전원 후보이자 유권자에 해당하기에 일반 사회의 선거처럼 공약 발표나 선거운동과 같은 절차는 없다. 올초 국내에도 개봉한 영화 ‘콘클라베’ 등 작품들에 일반인들이 볼 수 없는 콘클라베 과정이 생생히 등장하지만, 추기경들 간의 물밑 암투는 그야말로 영화적 해석이다.
 

콘클라베는 교황의 협조자들이자, 각 대륙과 지역 교회를 대표하는 다양하면서도 일치된 뜻으로 형제애를 갖춘 추기경들이 기도와 묵상, 대화를 통해 보편 교회를 이끌 새 목자를 뽑는 과정이다. 대신 이들은 교회가 직면한 상황, 현 시대가 요구하는 사안을 종합적으로 바라보고 기도하며 지혜를 모을 뿐이다. 콘클라베의 모든 과정은 성령의 이끄심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콘클라베에 임하러 첫째 날 추기경단이 시스티나 소성당으로 행렬하는 동안 성가 ‘오소서, 성령님’(Veni Creator)을 부르는 것도 이러한 의미에서다. 선거인 총 수의 3분의 2 이상의 득표를 얻는 추기경이 새 교황이 된다.
 

콘클라베 기간 전 세계인의 이목은 가장 작은 나라이지만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를 뽑는 바티칸으로 쏠린다. 전 세계 14억 명의 가톨릭 신자들의 영적 아버지가 될 가톨릭교회 수장을 뽑는 특별한 날이면서 동시에 투표 결과가 시스티나 소성당 굴뚝으로 공표되는 독특한 방식으로 선보여서다. 흰 연기가 나오면 새 교황 선출에 성공한 것이고, 검은 연기는 재투표를 의미한다. 투표가 끝날 때마다 개표된 용지를 화로에 넣어 태우는데, 연기의 색을 명확히 하기 위해 특수 염료를 첨가한다. 지난 100년간 열린 7차례의 콘클라베는 모두 나흘 안에 교황이 선출됐다. 최근 선출된 성 요한 바오로 2세·베네딕토 16세·프란치스코 교황은 모두 이틀 만에 선출됐다.
 

이상도 선임기자 raelly@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