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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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목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루게릭 병으로 거동이 힘든 40대 가장

참 빛 사랑 2025. 3. 5. 14:09
 
 
여창기(요아킴)씨가 침대 한 구석에 누워 있다.


일 못하게 돼 부모 수입으로 생활
고액 약값 감당 안돼 빚에 시달려


“우리 아들이 어느 날 제게 와서 ‘엄마, 그냥 같이 죽을까’라고 말하더라고요.”

여창기(요아킴, 43)씨의 어머니 김선우씨가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아들이 안타까운 듯 눈물을 흘리며 말 잇기조차 어려워했다. 여씨는 건강히 성장한, 김씨에겐 하나뿐인 아들이다. 성실한 아들은 밤낮없이 열심히 일했다. 10여 년 전 결혼해 두 자녀까지 뒀다. 그런데 이후 아들은 3년 동안 집 밖을 나선 적이 없다.

여씨와 그의 가족에게 불행이 닥친 건 2020년.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 흔히 루게릭병이라 불리는 불치병이 찾아온 것이다. 마흔도 되지 않았던 여씨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여씨의 몸은 점차 굳어만 갔고 팔다리는 힘이 풀렸다. 성실하게 식당 매니저 일을 소화해냈던 그였지만, 모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여씨 가정은 3년 내내 수입이 끊겼다.

“아들이 갑자기 몸에 힘이 안 들어간다길래 경북대병원·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 등 백방으로 찾아 다녔습니다. 그런데 병명을 못 찾더라고요. 그러다 한 대학병원에서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외아들이라 애지중지 키웠는데⋯. 이제는 입도 못 움직이고, 말조차 못하게 돼 의사소통도 어렵습니다.”

여씨는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한다. 누군가 도움 없이는 침대 밖을 벗어날 수도, 휠체어에 앉을 수도 없다. 거의 침대 한구석에서 돌아누워 살고 있다.

그의 상황은 가족에게도 불행으로 닥쳐왔다. 갑자기 수입이 끊겨 여씨의 부모가 버는 돈이 고스란히 그의 약값과 식구 전체의 생활비로 쓰였다. 그의 약값은 한 달 300만 원 이상이 든다. 부모의 월급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 여씨 부모는 아파트 경비와 시간제 요양보호사 일을 한다. 생활비와 약값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대출 빚에 시달리게 됐다. 집은 곧 경매에 부쳐져 길거리에 나앉을 판이다.

여씨의 아내도 생활 전선에 뛰어들려고 했지만, 남편을 24시간 돌봐야 하고, 어린 두 자녀(8세·6세)를 돌보느라 여력이 없다.

“작년 말 손녀가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아빠가 그 전까지는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았는데, 이제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다’고요.”

여씨 가정은 절망 속에도 신앙의 힘으로 버티고 있다. 여씨 식구만 성가정이었지만, 어머니 김씨와 아버지도 성당에 나가 예비자 교리를 받고 있다. 어머니 김씨는 “저희는 모두 서로 의지하며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고자 애쓰고 있다”며 “아들이 기적처럼 나아 가족들과 평범하고 아름다운 가정을 꾸려나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


 


후견인 : 허진혁 신부 / 대구대교구 2대리구 사회복지회 담당


“루게릭 병으로 고통받는 여창기 형제 가정에 건강과 축복이 닿아 그들이 희망하는 날이 빨리 찾아오길 기도합니다. 가톨릭평화신문 독자 여러분께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드리며 부디 희망이 되어 주시길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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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창기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3월 2일부터 8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3)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