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문화출판

‘바로크 미술의 창시자’ 카라바조와 만난다

참 빛 사랑 2024. 11. 28. 14:01
 


 
카라바조 등 '성 토마스의 의심,The Incredulity of Saint Thomas', 1601-1602년. 출처=우피치미술관
 
카라바조 작 ‘그리스도의 체포-The Taking of Christ’, 1602년. 출처=우피치미술관

부활한 예수님 상처 찔러보는 성 토마스
빌라도 병사들에게 체포되는 예수님 모습 등
성경에 등장하는 장면 사실적 묘사
극적인 명암 대비로 연극 무대 보는 듯
가톨릭 주보 가져가면 관람권 30% 할인



예수님이 빌라도의 병사들에게 체포되는 모습, 토마스 성인이 부활한 예수님의 옆구리 상처에 검지를 깊게 찔러보는 모습 등 성경에 묘사되거나 그리스도인이라면 한 번쯤 상상해봤을 장면을 그림으로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개막했다.

바로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시작된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 전. 우리나라와 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이번 전시에서는 바로크 미술의 창시자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1571~1610)의 작품 10점을 포함해 동시대 거장들의 그림 총 57점을 선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및 유럽 주요 미술관과 개인 소장가들의 작품으로, 모두 국내에는 처음 소개된다.

본명인 미켈란젤로 메리시를 제치고 어린 시절 지냈던 카라바조라는 지역명으로 불리는 그는 30대에는 살인 사건에 연루돼 도망자로 여러 도시를 전전했다. 38세에 짧은 생을 마감하며 남긴 작품 역시 지금까지 백여 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적이고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한 르네상스 화풍과는 달리 역동적인 구도와 극적으로 생생한 표현은 당시 종교개혁에 맞서 쇄신을 시도한 가톨릭교회와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가 구축한 화풍은 이후 바로크 예술의 거장인 루벤스·렘브란트·벨라스케스 등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액츠매니지먼트 김민희 대표는 “카라바조는 17세기 바로크 미술의 창시자로, 그가 구사한 키아로스쿠로(chiaroscuro)는 빛과 어둠을 사용해서 그림을 매우 사실적으로, 마치 사진을 보는 것처럼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는 기법”이라고 설명했다.
 
카라바조 작 ‘묵상하는 성 프란치스코_St. Francis in Meditation’, 1603년. 출처=Aion.art


전시장에는 이탈리아 피렌체 우피치미술관에서 처음으로 해외에 반출되는 ‘그리스도의 체포’ ‘성 토마스의 의심’ ‘이 뽑는 사람’을 포함해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 ‘묵상하는 성 프란치스코’ ‘성 세바스티아노’ ‘성 야누아리우스의 참수’ ‘황홀경의 마리아 막달레나’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 ‘과일 껍질을 벗기는 소년’ 등 카라바조의 그림 10점이 소개되고 있다. ‘성 토마스의 의심’은 카라바조의 작품 중 가장 많이 복제된 그림으로, 이번 작품의 경우 카라바조가 스케치하고 여러 작가가 채색했다는 것이 우피치미술관의 입장이다.

대부분 ‘테네브리즘(Tenebrism)’으로도 불리는 극적인 명암 대비로 어두운 배경 속에서 강한 조명을 받는 연극 무대를 연상케 한다. 종교적인 주제를 일상적인 모습으로 치환해 사실적으로 묘사한 점도 인상적이다.

이밖에 카라바조가 영향을 받은 알레산드로 본비치노(모레토)의 ‘아기 세례자 성 요한과 성 엘리사벳과 함께 있는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 베르나르디노 캄피의 ‘회개하는 성 예로니모’ 등을 비롯해 시모네 페테르차노의 제단화 ‘예수의 성전 봉헌’, 조반니 암브로지오 피지노의 ‘성 카를로 보로메오의 초상’, 오라치오 로미 젠틸레스키의 ‘회개하는 마리아 막달레나’ 등 이른바 자연주의·사실주의적 회화 개혁을 통해 17세기 구상예술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신 라파엘로’라 불리며 같은 시기 카라바조와는 다른 고전주의를 추구한 안니발레 카라치의 ‘아기 성 요한과 함께 있는 성가족’, 조반니 프란체스코 바르비에리(구에르치노)의 ‘까마귀에게 식량을 받는 엘리야’ 등의 종교화도 감상할 수 있다.

김민희 대표는 “카라바조는 델 몬테 추기경의 후원을 받아 그림을 그린 화가로도 유명하다”며 “성경의 당시 상황이나 인간의 나약함을 생생하게 묘사한 작품들을 통해 가톨릭 신자들이 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내년 3월 27일까지 이어진다. 가톨릭 주보를 가져가면 3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문의 02-909-4752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