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주재 중국대사관, 트위터 공유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관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비판하기 위해 성모 마리아를 모독한 것이 명백한 정치 만화 한 컷을 트위터에 공유해 입방아에 올랐다.
중국 만화가 우헤치린이 그린 이 그림에서 두건을 두른 마녀가 아이를 훔쳐가기 위해 창문을 넘고 있다. 마녀는 성모 마리아처럼 별이 열두 개 달린 월계관(묵시 12,1 참조)을 썼다. 두건 속 인물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다. 벽에 붉은색 중국 지도가 그려져 있고, 근육질의 남성 손에는 망치가 들려 있다.
그림 하단에는 “전쟁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만, 자기의 아이를 훔쳐가는 것을 허용할 아버지는 없다”고 적어 놓았다. 아버지(중국 정부)는 아이(대만)를 지키기 위해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뜻이다.
펠로시 의장을 성모 마리아 이미지에 중첩시킨 이유는 그가 미 정계의 대표적 가톨릭 신자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펠로시 의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 이어 미 정계에서 두 번째로 유명한 가톨릭 신자다.
‘아이를 훔쳐가는 마녀’는 19세기 중국에 퍼졌던 반(反) 가톨릭 이미지이기도 하다. 당시 서양 선교사들이 보육원을 열어 아이들을 보살피고, 약효가 뛰어난 서양 의약품을 보급하자 가톨릭에 반감이 있던 사람들이 “서양인들이 아이들을 죽여서 안구와 심장으로 약을 만든다”는 괴소문을 냈다. 그런 괴소문이 19세기 후반 피의 박해를 더욱 부채질했다.
이 만화는 과거 인민 대중에 퍼져있던 가톨릭에 대한 오해와 반감을 이용했다는 점에서도 우려스럽다.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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