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과 컨테이너 성당 거쳐 현재 조립식 패널 구조 건물... 건축 기금 아직 부족한 상황종자장·꿀 판매로 달성코자
▲ 원주교구 태장1동성당 전경.
노동인권 운동과 자활운동의 발상지로 알려진 원주교구 태장1동본당(주임 양명모 신부)이 본당 설립 16년 만에 새 성전 건립 작업에 돌입했다.
2004년 설립된 본당은 17년째 온전한 모습을 갖춘 성전에서 신앙생활을 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본당 설립 당시 천막 아래서 미사를 드린 신자들은 이후 컨테이너 성당을 거쳐 현재 조립식 패널 구조로 된 작은 건물을 성전 삼아 공동체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제대를 제외한 성물과 장궤틀 등 성당 기자재 대부분을 얻어서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에서 지내오고 있다. 컨테이너가 교리실로 사용되고 있고, 고해소와 사무실을 비롯해 성전도 비가 오면 이곳저곳에서 물이 샌다.
본당은 짧은 역사를 지녔지만, 의미 깊은 지역에 설립됐다. 1950~1960년대 모두가 어렵던 시절, 원주 쌍다리 밑은 부랑아와 넝마주이, 구걸하는 아이들이 모이는 본거지였다. 이후 사회운동가 이창복(요한 보스코)은 이들이 구걸하지 않고 자립할 수 있도록 태장1동에 토담집을 짓고, 자활사업을 시작했다. 이 시기에 인권과 평화를 위했던 초대 원주교구장 지학순 주교는 30~40명의 부랑아가 숙식하며 재능을 키워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청소년 자활대’를 조직해 운영하기도 했는데, 본당이 세워진 이 자리가 뚝방촌 노동과 인권운동의 태동지이다.
지금은 시대가 흘러 본당 인근이 점집 등 무속 신앙집과 모텔과 정비소들이 즐비한 곳이 됐다. 본당은 주보 성인인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본받아 새로운 성전을 구심점으로 빈자와 이웃을 위한 공동체로 나아가고자 노력 중이다. 16년 동안 어렵사리 10억여 원을 마련해둔 상태이지만, 새 성전을 짓기엔 여전히 7~8억 원이 부족하다. 그간 전국 본당에 성지(聖枝)와 산더덕, 옥수수, 명이나물 등 먹거리를 판매해왔지만 모금이 쉽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상황까지 맞아 기금 마련을 위해 손을 내밀 방법이 없는 상황이 됐다.
이에 올해 1월 드디어 출범한 본당 성전건축위원회는 수백 년 묵은 씨간장으로 만든 품질 좋은 ‘종자장’과 꿀을 판매해 주님의 집을 짓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고연섭(베드로) 본당 성전건축위위원장은 “주님의 거룩한 성전을 짓고자 온갖 노력을 해왔지만 17년 동안 사실상 답보 상태로 지내왔고 신앙생활의 어려움도 장기화된 상황”이라며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건축 기금 후원 : 9002-1443-2601-6, 새마을금고, (재)천주교원주교구유지재단. 문의 : 033-747-4801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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