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해안성당, 최 신부 20주기 미사 봉헌… 평생지기 서비오 회장 무덤에 고국 묘지 흙 뿌려
▲ 3월 26일 '최분도 신부 20주기 추모 미사'가 봉헌된 인천교구 해안성당 제대 앞에 최 신부의 영정 사진이 놓여 있다. 인수호씨 제공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한국 땅에서 죽고 묻히길 바랐던 ‘서해안의 슈바이처’ 메리놀외방선교회 최분도 신부(Benedick Zweber, 1932~2001)의 소망이 20년 만에 이뤄졌다. 뉴욕 메리놀회 본부에 있는 최 신부 무덤에서 흙을 퍼와 지난 1월 평생지기로 마지막을 배웅한 인천교구 덕적도본당 서비오 회장 부부 무덤에 뿌린 것이다. 무덤이 위치한 곳은 인천 덕적도 서포리 해안가. 생전 최 신부가 묫자리로 쓰길 원한 곳이다. 이러한 소식을 전한 이는 바로 최 신부 도움으로 미국에서 심장병 수술을 받은 인수호(미카엘, 인천 소래포구본당)씨. 그는 3월 26일 해안성당(주임 고동수 신부)에서 열린 ‘최분도 신부 20주기 추모 미사’에서 “신부님은 한국과 한국인을 사랑하는 간절한 마음이 있으셨기에 한 줌 흙으로나마 당신이 원했던 바로 그곳에 묻히신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1959년 사제 수품과 함께 한국에 온 최 신부는 30년 동안 열정적인 선교사로 살았다. 1990년까지 인천 연평도ㆍ덕적도 등 서해 낙도와 부평3동 등 신설 본당 중심으로 사목했다. 병원선을 타고 다니며 도서 지역 환자를 진료하고, 섬 주민을 위해 전기와 수도를 설치했다. 뭍에서는 민주화ㆍ노동 운동에도 힘썼다. 미국으로 돌아가고 7년 뒤인 1997년, 최 신부는 65세 나이에 러시아 선교를 지원했다. 거기서도 ‘한국인 사랑’을 이어나가 사할린에 한인 동포를 위한 성야고보성당을 건립했다. 이후 다발성 골수암이 악화한 최 신부는 고국으로 돌아가 2001년 메리놀외방선교회 본부가 있는 뉴욕 요양원에서 선종했다.
이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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