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의 정치 지도자들과 국민들에게 화해와 민주주의 보호를 촉구했다.
교황은 미 워싱턴 의회 의사당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한 지 나흘 뒤인 10일 주일 삼종기도 시간에 “미국 정치 지도자들과 국민들은 분노를 가라앉히고, 국가적 화해를 촉진하고, 나아가 미국 사회에 뿌리 깊은 민주주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높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에 대해 어떤 명분으로도 폭력이 정당화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수호자인 원죄 없으신 동정 마리아에게 미국인들이 공동선을 증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했다.
한편, 민주주의 모범국을 자부해오던 미국 사회는 이번 사태에 당혹감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그간 본 적 없는 법치주의에 대한 공격이자 성스러운 미국인의 약속에 대한 공격”이라며 “의회에서 벌어지는 일은 무법에 몸을 던지는 소수 극단주의자들의 행동일 뿐 진짜 미국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예수회가 발행하는 매체 「아메리카」 편집진은 “이번 사태는 광분(狂奔)이다. 미국이 대표하는 것과 모두 반대되는 것이며, 헌법 질서에 명백한 위험이다”고 논평했다. 성 요셉대학 신학과 티나마리에 스톨즈 교수는 이 사태 앞에서 “사랑으로 증오와 어둠을 이겨내라는 가르침이 무슨 뜻인지 헷갈린다. 그리스도가 사랑한 것처럼 (죄인과 악인들까지) 사랑하라는 말에 대해 스스로 묻고 있다”며 충격을 드러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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