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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관

코로나19 위기에 빛난 사제 리더십과 공동체 결속

참 빛 사랑 2021. 1. 15. 21:08

의정부교구 ‘2020 본당 코로나19 대응 보고서’, 진건본당 구역별 기부·동두천본당 이주민 지원 등 노력 돋보여

▲ 의정부교구 주교좌성당에서 신자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앉아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위기에 굴하지 않는 신앙

의정부교구 코로나19위원회 연구분과위원회(위원장 변승식 신부, 이하 연구분과)가 10일 발표한 ‘2020 본당의 코로나19 대응현황 조사 보고서’ 속 본당 8곳의 모습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도 본당들은 움직였다. 방역 수칙을 준수하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사목 활동을 활발히 전개했다. 성사 거행과 상황 관리에 치중하는 본당, 성사 중심의 기본 활동에서부터 창의적 비대면 사목 활동을 하는 본당까지 다양한 사목 활동을 펼쳤다. 중요한 것은 이 엄혹한 시기에도 본당들은 끊임없이 움직였다는 사실이다. 주임 사제의 명확한 방향 제시, 솔선수범과 희생정신, 창의적 아이디어가 따랐을 때 봉사자들의 참여도는 더 높아졌고 활동량도 늘었다. 다양한 환경에서 위기 대응의 기준을 보여줬고 그 방식도 독창적이었다.



코로나19에 맞서다


코로나19에 대응한 본당들은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진다.

첫째, 위기의 시기 특히 초기 단계에는 주임 사제의 신속한 상황 판단, 과감한 결정과 단호하고 일관성 있는 실천이 대응의 성패를 좌우했다. 사제의 이러한 태도는 위기 상황에서 갑자기 발휘되거나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평소 생각, 신자들을 바라보던 관점에서 비롯됐다.

둘째, 사제가 판단하고 결정을 내린 후 이를 받쳐 줄 조직이나 신자들이 있었다. 본당 사목평의회를 중심으로 남녀 총구역, 평신도 사도직 단체원들이 가세했다. 신자들이 사제를 신뢰하고 그의 리더십을 수용했다.

셋째, 사제의 역할 못지않게 본당에서 신자들끼리 형성해온 관계와 이 관계의 밀도를 나타내는 공동체적 결속력이다. 이 결속력은 지역적 특성, 본당 신자들 간 관계, 본당의 역사와 전통, 신자 집단이 공통적으로 받은 양성 등의 영향을 받았다. 이 특성들을 지속적으로 보존해온 본당들은 사제가 새로 부임한 경우에도 이 장점을 잘 발휘할 수 있었다.

넷째, 이런 조건을 갖췄다 하더라도 공동합의적 교회를 이루려는 구성원들의 의지가 부족하면 대응은 성공하기 어렵다. 이런 측면에서 본당들은 상황과 조건이 달랐지만 모범적이었다.



본당들이 전하는 이야기


진건본당(주임 김도현 신부)은 미사 중단으로 단절된 친교와 신앙을 회복하고자 구역별로 50만 원씩을 지원해 도시락, 채소, 과일, 마스크 등을 나눴다. 교구와 지역사회에 위로와 용기를 전하기 위해 교구와 남양주시에 복지후원금 각각 2천만 원씩, 총 4천만 원을 전달했다. 신자들 후원을 받아 본당 재난 기금을 별도로 적립하고 매주 모금과 지원 현황을 주보를 통해 알리고 있다. 기금을 지원받기 원하는 신자들은 구역반장을 통해 신청할 것을 주보에 공지하고 있다.

많은 본당이 코로나19로 수입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지금동본당(주임 이정윤 신부)은 한 해 전 대비 80%의 수입을 유지할 수 있었다. 본당 사목평의회는 2020년 3월부터 재정 대책을 수립하고 결손 부분을 보완하는 조치를 고민했다. 비결은 신자들의 자발적인 협조였다. 신자들을 생각하는 주임 사제의 마음과 본당의 어려움을 먼저 헤아리는 신자의 마음이 이뤄낸 성과다.

동두천본당(주임 이상민 신부)는 ‘이주사목’ 특성화 본당이다. 많은 이주민이 거주해 온 동두천 지역의 지역적 특성에 따른 것이다. 이주노동자와 난민들은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편견과 차별, 혐오와 배척의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정신적 고통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두천본당은 이주사목분과를 중심으로 이주민 신자 공동체를 지원하고 동반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원당본당(주임 이종경 신부)에서는 2020년 7월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나왔다. 외부 소모임에 따른 감염이었지만 본당에서 감염이 일어났다는 오해를 샀다. 본당뿐만 아니라 본당 사제와 수도자, 신자들은 원망의 대상이 됐다. 지금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교회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여러 상황과 그 대응 방안을 과제로 남겼다.

의정부교구 코로나19위원회 연구분과위원장 변승식 신부는 “본당 사목자와 봉사자들이 가졌던 고민과 어려움, 결정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그것을 시행하면서 겪게 된 난관, 그리고 신자들이 느꼈을 어려움과 희망의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려 노력했다”며 “본당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표현하고 싶었던 마음을 전해주는 역할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보고서가 서로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더 깊게 하고, 서로에 대한 믿음을 더 튼튼히 할 수 있게 하는 매개체가 됐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