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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사연구소 「병인치명사적」 영인본 발행

참 빛 사랑 2021. 1. 15. 21:06

병인박해 순교자 1400여 명시복 예비 조사 기록 필사본... 절두산성지 박물관에 소장된병인박해 순교자 행적 수록

▲ 「병인치명사적」은 병인박해 순교자 1400여 명의 시복 예비 조사 기록을 모아놓은 필사본으로 병인박해 순교자와 관련된 자료 가운데 가장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사진은 한국교회사연구소가 간행한 「병인치명사적」 영인본.





한국교회사연구소(소장 조한건 신부)가 1866년 병인박해 순교자 1400여 명의 시복 예비 조사 기록을 모아놓은 「병인치명사적」 영인본(상ㆍ하) 2권을 발행했다.

한국교회사 연구 자료 제29집으로 펴낸 「병인치명사적」은 절두산순교성지 한국 천주교 순교자 박물관에 소장된 병인박해 순교자들의 행적을 수록한 필사본이다. 이 책의 이름은 후대에 붙여진 것으로 제4권에 ‘병인년치명ㅅ·젹’이라고 쓰여 있고, 제24권에 ‘致命事蹟 二十四卷’이라고 쓰인 것에 따라 붙여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필사본은 뮈텔 주교 후임 교구장 계승권을 가진 드브레드(Devred, Emile Alexandre Joseph, 1877~1926) 부교구장 주교의 지시로 1923~1925년 사이에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총 25권으로 구성된 「병인치명사적」의 원본들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교회사연구소는 영인본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병인치명사적」의 16ㆍ21ㆍ22ㆍ24권의 내용이 「병인박해 순교자 증언록」 내용과 일치하며, 1ㆍ2권 내용이 「박순집 증언록」과 똑같음을 확인했다. 아울러 제25권은 「병인치명사적」의 색인임을 밝혀냈다.

「병인치명사적」은 병인박해 순교자 중에서 시복 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수집된 기록물이기에 병인박해 순교 복자 24위 탄생 과정을 이해해야 이 책의 성격을 규명할 수 있다. 병인박해 순교자 자료들은 시복 수속 절차에 따라 ① 예비 조사 단계에서의 자료 ② 교구 수속 단계에서의 자료 ③ 교황청 수속 단계에서의 자료 ④ 교황청 문서 ⑤ 기타 증언 자료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런데 시복 수속 자료들은 반드시 교회법에 따른 교회의 인준이 있어야 하므로 대부분 교회 재판을 위한 증언 자료이거나 재판 기록 자료 형식으로 되어 있다.

예비 조사 단계에서 형성된 대표적인 자료는 「치명일기」이다. 「치명일기」는 병인박해 순교자들을 조사해 정리한 첫 자료로 877건의 순교자 약전이 수록돼 1895년 간행됐다. 교회 측 자료 중에 「치명일기」를 제외하고 나머지 자료들은 모두 시복 재판 과정의 문서 또는 필사본 형태로 돼 있다. 이 가운데 「병인박해 순교자 증언록」은 예비 조사 단계에서부터 시복 재판까지 문서 형태로 남아 있던 자료들을 정리해 1987년 간행한 책이다. 「박순집 증언록」은 순교자들의 유해를 직접 목격하고 그 발굴에 참여했던 박순집은 시복 재판 중에 밝힌 증언을 필사해 1923년 3권으로 간행했다.

한국교회사연구소장 조한건 신부는 “「병인치명사적」은 순교자들에 대한 귀중한 증언들이 유실되지 않도록 잘 보관하기 위해 필사된 것이므로, 체계적으로 정리되기보다는 이미 수집된 순교자 행적·전기·증언록·조선 후기 역사 기록 등이 혼합된 상태로 모아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 신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인치명사적」은 병인박해 순교자와 관련된 자료 가운데 가장 방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반드시 그 원문을 확인하면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