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경배하는 거룩한 건물, 성당·성전
▲ 성당과 성전은 하느님을 경배하기 위해 지정된 거룩한 건물을 말한다. 사진은 베드로 사도의
무덤 위에 세워진 성 베드로 대성전.
나처음 : 성당에서 봉사자가 나눠주는 안내지를 보니 ‘이번 주일은 ○○○신부님이 새 성전 건립 기금을 모금하기 위해 오셔서 미사를 주례하신다’고 적혀 있었어요. 성전은 성당과 다른 건가요?
조언해 : 저도 해외여행을 가면 똑같은 성당을 두고 바실리카, 두오모, 돔, 카테트랄, 채플 등 여러 말로 표현해 헷갈리더라고요. 성당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 듯한데 크기에 따라 구분하는 건가요.
라파엘 신부 : 성당(聖堂)은 하느님을 경배하기 위해 지정된 거룩한 건물을 말해. 하느님의 백성인 신자들이 미사 전례에 참여하기 위해 모이는 장소이고,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께서 거처하는 거룩한 공간이란다. 제대와 감실, 십자고상 등이 있는 교회 건축물은 일반적으로 ‘성당’이라고 부르면 돼.
성당은 헬라어 ‘에클레시아’(εκκλησια)에서 유래된 말로 ‘모임’ ‘집회’라는 뜻을 갖고 있어. 라틴말로도 ‘에클레시아’라고 해. 영어 ‘처치’(church), 이탈리아어 ‘키에사’(chiesa), 프랑스어 ‘에글리즈’(église), 독일어 ‘‘키르헤’(kirche), 스페인어 ‘이글레시아’(iglesia)가 모두 성당을 뜻하는 말이지.
그런데 이 에클레시아 즉 ‘교회’라는 말은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단다. 초대 교회 신자들은 스스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으로부터 부름을 받은 이들의 공동체라고 해서 에클레시아라고 불렀던 것처럼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공동체의 의미가 있고, 다른 하나는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성당’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지.
‘성전’(聖殿)은 일반적으로 야훼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현존하신다는 표징으로 지어졌던 ‘예루살렘 성전’을 가리키는 말이야. 예수님께서는 이 성전에 깊은 존경을 표해 “하느님의 집이요, 기도의 집이며, 당신 아버지의 집”이라고 말씀하셨어. 애석하게도 돌로 지어진 예루살렘 성전은 주님의 예언대로 서기 70년에 로마군에 의해 함락돼 파괴되고 말았단다.
그리스도교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새로운 영적 성전’이라고 장엄하게 고백하고 있지. 그러면서 모퉁잇돌이요 머리이며 기초인 그리스도 위에 지은 교회가 ‘하느님의 성전’(에페 2,14-22)이라고 하고, ‘교회’라는 뜻과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 각자도 ‘하느님의 성전’(1코린 6,15)이며 ‘성령의 궁전’(1코린 3,16)이라고 칭하고 있지. 그래서 성당과 성전은 같은 의미라고 이해하면 돼.
성당은 품위와 지위, 특성에 따라 구분돼 있단다. ‘대성전’은 교황이 특전을 부여한 성당을 말해. 우리가 흔히 ‘‘바실리카’(Basilica)라고 하는 성당이야. 대성전은 신앙ㆍ역사ㆍ예술의 면에서 중요한 성당에만 붙여지는 칭호야. 로마의 성 베드로 대성전, 성 바오로 대성전, 성모 마리아 대성전, 라테라노 요한 대성전 등 4개 대성전은 ‘대 바실리카’(Basilica major)라 해서 교황만이 사용할 수 있는 교황 제대와 성년에만 열리는 성문을 갖추고 있단다.
‘주교좌 성당’은 지역 교회 교구장 주교가 관할권을 행사하는 성당으로 주교좌가 있는 성당을 말해. 보통 ‘카테트랄’ ‘두오모’ ‘돔’이라 부르는 성당이 주교좌 성당이야. 한국 교회에서는 ‘대성당’이라고도 불러. 주교좌 성당은 주교의 직위에 따라 ‘총대주교좌 성당’ ‘수석대주교좌 성당’ ‘대주교좌 성당’ ‘주교좌 성당’으로 구분해 부르기도 해.
‘준주교좌 성당’도 있단다. 준주교좌는 성직자치구장, 자치수도원구장, 대목구장, 지목구장이 관할권을 행사하는 성당을 말해. 한국 교회에서는 덕원자치수도원구장 아빠스가 관할하는 왜관수도원 성당이 ‘준주교좌 성당’이야.
일반적으로 우리가 말하는 ‘성당’은 본당 사목구의 중심이 되는 교회 건축물을 말하는 거지.
또 ‘소성당’은 수도원이나 성지, 공소, 병원, 학교 등 특정 공동체나 그곳에 모이는 신자들의 편익을 위해 교구 책임자의 허가로 지정된 하느님 경배 장소를 말해. 보통 ‘경당’(經堂)이라고도 하지. ‘오라토리움’(oratorium), ‘채플’(chapel)이 바로 소성당이란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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