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주치의
[내 몸 사용설명서 - 통증 ①몸 전체의 균형찾기]
다리 꼬고 앉는 습관, 요통·관절통·복부비만 부른다
몸의 관절이 제 위치에서 벗어난 ‘부정렬증후군’ 때문
불균형으로 인한 만성통증의 치료 ‘균형 회복’이 우선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건강관리를 뒤로 미루게 되면 오는 불행을 막을 수 없다. 가장 쉬운 방법은 몸이 여러 가지 신호를 통해 보내는 경고 메시지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일이다. 현재 자신의 상태를 체크하고 잘못된 습관을 바꾸는 일에서부터 건강한 삶은 시작된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제대로 읽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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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직 종사자들 통증에 가장 취약
고대 그리스의 의사인 히포크라테스는 ‘Motion is life’라는 말을 남겼다. 동작, 즉 움직임이 생명이라는 뜻이다. 《동의보감》에도 ‘기일즉체(氣逸則滯)’ 즉, ‘기는 너무 편안하면 막혀서 도리어 병이 생긴다’는 말이 나온다. 우리 인간의 몸은 달리고 뛰어넘고 사냥을 하고 헤엄치는 데 최적화된 구조로 진화했다. 하지만 문명의 발달로 움직임이 줄어들고 좌식 생활이 늘어나면서 체형 변화와 만성 통증 같은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과거에 통증은 무거운 물건을 옮기거나 밭에서 쪼그려 앉아 일하는 사람들에게 발생하는 증상이었다.
하지만 생활환경이나 작업 여건이 바뀌면서 통증이 빈발하는 사람들의 특성도 변하고 있다. 우선 움직임이 적은 사무직 종사자들이 가장 통증에 취약하다. 출퇴근 시 차량을 이용하고 보행이 적은 사람들, 대부분의 저녁과 주말을 TV 앞에서 보내는 사람들, 하루 종일 회사에서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하는 사람들, 그리고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사람들 역시 항상 통증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다. 우리 몸은 너무 많이 써도 고장이 나지만 너무 적게 써도 고장이 난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노화로 인해 근골격계가 퇴행하는데 여기에다 몸을 안 써서 오는 퇴행까지 겹치니 뼈와 관절의 퇴행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것이다. 하지만 뇌를 계속 사용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듯이 근골격계도 적당히 골고루 사용하면 퇴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별다른 치료 없이 통증 방치 ‘수술 위험’
예전에는 ‘뒷목이 뻣뻣하다’, ‘손끝이 저리다’, ‘허리가 아프다’, ‘다리가 땅긴다’고 하면 젊은 사람이 벌써부터 그런 소리를 한다고 타박했다. 하지만 요즘은 학창 시절부터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다 보니 젊은 층에서도 요통이나 관절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엑스레이나 MRI 검사를 받아봐도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소견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별다른 치료 없이 방치하고 있다가 결국 수술이 필요한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정확한 검사 도구라고 해도 모든 통증을 잡아내지는 못한다. 검사상으로는 분명 디스크가 심각한데 통증은 그다지 심하지 않은 경우가 있고, 반대로 통증은 심각한데 검사상 척추나 관절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왜 방사선 검사로 통증의 문제를 확인할 수 없을까? 그것은 허리나 목에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너무 다양하기 때문이다. 디스크에 큰 문제가 없어도 척추 주변 근육의 밸런스가 깨지고 퇴행성 변화로 염증까지 생겼다면 통증이 심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태어날 때부터 척추 구멍 자체가 넓어서 디스크가 튀어나와도 신경을 누르지 않거나 평소 운동을 열심히 해서 주변 근육이 튼튼하다면 통증 없이 지내는 경우도 흔하다. 또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컨디션이 저하되어 만성 피로가 쌓인 상태라면 통증이 더 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삐뚤어진 체형이 통증 부위를 넓힌다
우리 몸은 동일한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면 근육이 딱딱하게 굳는다. 이렇게 근육이 굳어진 상태를 의학적인 용어로 근육이 단축되었다고 한다. 근육이 단축되면 몸을 움직일 때 뻣뻣하거나 불편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심하게 아픈 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불편한 느낌을 줄이기 위해 또 다른 잘못된 자세를 만들게 된다.
예를 들어 목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해당 부위의 근육이 단축되면 목을 중심 위치로 가져오는 것이 힘들어진다. 그러면 우리 몸은 단축된 근육을 늘이는 대신 허리를 옆으로 빼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목을 중심 위치로 가져온다. 이처럼 단축된 근육을 보완하기 위해 체형을 변화시킨 상태를 부정렬증후군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부정렬증후군이란 우리 몸의 관절이 제 위치에서 벗어난 모든 상태를 말한다.
몸이 균형을 유지하는 상태란 몸의 정면, 좌우 중심선을 기준으로 관절이 균형 있게 정렬되고 근육의 배열, 강도, 기능이 조화를 이루는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정렬이 맞지 않는다고 해서 어느 날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부정렬증후군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이다. 진행 속도가 미미하기 때문에 일상생활 중에는 크게 불편하지 않다가 인체에 과부하가 걸리면 일시적으로 통증이 나타난다. 가장 흔한 예가 운동 중 발생하는 부상이다. 정렬이 안 좋은 사람이 운동을 하다 순간적으로 회전 동작을 취하면 약해진 관절이나 인대에 과도한 힘이 가해져 부상을 입게 된다.
무릎 통증 역시 부정렬증후군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오래 서 있거나 혹은 운동 후에 한쪽 무릎이 아플 때처럼 특별한 사고나 부상 없이 무릎 통증이 발생했다면 부정렬증후군이 원인일 수 있다. 특히 아직 관절 퇴행이 시작되지 않은 젊은 층의 경우 무릎이 아프다면 부정렬증후군과 연관이 깊다.
복부비만도 부정렬증후군으로 인해 유발될 수 있다. 복부비만과 부정렬증후군은 서로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잘 드러나지 않는 미묘한 연관성이 있다. 장시간 운전하거나 책상에 오래 앉아 있으면, 우리 몸의 앞면 근육들은 짧아지고 상대적으로 뒷면 근육들은 늘어나고 약화된다. 이렇게 되면 골반이 정상 위치에서 점차 앞으로 기울어지는데, 문제는 골반 안에 있는 내부 장기들이 함께 앞쪽으로 쏠린다는 것이다. 성인 남성들에게 흔한 복부비만의 경우 배꼽을 중심으로 배 전체가 불룩하게 튀어나오지만, 부정렬증후군으로 인한 복부비만은 배꼽 아래쪽으로만 불룩하다.
그렇다면 부정렬증후군은 어떻게 생기는 걸까? 예상했겠지만 대부분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비롯된다. 다리를 꼬고 앉으면 하중이 허리 한쪽에만 실리게 되고 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척추도 휘게 된다. 이로 인해 요통이 발생할 수 있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한 곳의 통증은 몸 전체의 균형이 깨졌다는 신호
허리가 아프면 주사를 맞고 파스를 붙이고 스트레칭을 한다. 물론 이 방법들은 모두 허리 통증에 효과가 있다. 하지만 치료 부위를 좀 더 전신으로 넓힐 필요가 있다. 몸 한 곳에 통증이 발생했다는 것은 이미 우리 몸 전체의 균형이 깨졌다는 신호다. 가장 취약한 부위에 통증이 먼저 나타났을 뿐 다른 부위에 문제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목과 어깨가 아픈 경우 통증의 원인이 허리나 다리에 있을 수도 있고, 종아리가 심하게 굳어 있으면 등과 허리가 함께 굳어 허리 통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만성 통증 치료의 시작은 ‘균형 회복’에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 몸 어딘가에서 통증이 나타나면 우리는 해당 관절이나 근육을 제일 먼저 의심한다. 하지만 인체는 뼈와 관절, 근육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구조물이다. 우리 몸은 전후, 좌우, 상하의 근육들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 어느 한 부위라도 균형이 무너지면 그 영향이 몸 전체로 전달된다. 즉 하나의 근육이 짧아지면 그와 연결된 반대쪽 근육과 위아래 근육이 상대적으로 늘어난다. 이러한 불균형한 상태가 장기화하면 체형이 변해 결국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척추와 관절의 정렬을 바르게 하는 것은 인체의 좌우균형을 맞춰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다.
▲송미연=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웰니스센터장 겸 한방재활의학과 과장, 경희대학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 2006년 세계 3대 인명사전 마르퀴스 후즈후에 여성한의사로 최초 등재됐으며, 제17대 대통령 의료자문의를 역임했다. EBS <명의>, KBS <비타민> 등에 출연했으며, 저서로 《평생 살 안 찌는 몸 만드는 체형 교정 다이어트》 《조화와 균형의 우리 한의학》이 있다. 공저로 《나는 통증 없이 산다(비타북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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