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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목

부정적 감정 ‘훌훌’ 털어낸 소방가족들

참 빛 사랑 2025. 2. 1. 14:44
 
서울대교구 직장사목팀 소방사목이 11일 연 소방가족 기도모임 참가자들이 ‘해피아트테라피’에 참여하고 있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와 같은 대형 참사는 사회적으로 큰 슬픔을 남긴다. 사고 현장을 직접 맞닥뜨리는 소방관과 가족들에게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남기기도 한다. 이에 교회는 소방가족의 정서적 안정을 돕고자 꾸준히 예방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대교구 사목국 직장사목팀 소방사목(담당 강혁준 신부)은 11일 서울시 성북구에 있는 해피아트테라피 전문기관의 교육실에서 소방가족 기도모임을 진행하고, 소방 가족들의 안정을 도왔다. 2019년부터 매달 열리고 있는 소방가족 기도모임에는 소방관과 가족이 꾸준히 참여하고 있으며, 봉사단체 ‘큰사랑봉사회’ 회원들이 이들을 위한 기도와 묵상, 예술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데 함께 힘쓰고 있다.

이날 기도모임은 통합예술치유 프로그램인 ‘해피아트테라피(H.A.T.)’로 문을 열었다. 해피아트테라피는 마음에 쌓인 스트레스나 부정적인 감정을 예술로 해소하며 마음을 돌보는 시간이다.

“남을 위로하는 건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표현예술상담사의 말에 참가자들은 저마다 상상하던 꽃과 나무를 도화지에 그려내고 속마음을 토로한다. 이어 알록달록한 색깔 천을 서로에게 스카프와 헤어밴드로 매주며 따뜻한 말을 건넨다. 활동이 이어지는 내내 참가자들은 웃음꽃을 피우며 서로를 격려했다.

김미정(아녜스) 큰사랑봉사회 총무는 “소방관들은 평소에도 화재 진압 감각을 유지하려고 고된 훈련을 받는다”며 “봉사자로서 언제든 소방관과 가족들을 위로할 수 있도록 심리 치유 활동으로 마음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유활동 후에는 소방사목 담당 강혁준 신부와 함께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소방관 배우자를 둔 김연희(모니카, 서울대교구 청파동본당)씨는 “소방관들과 그 가족은 대형 참사가 일어날 때마다 참사의 피해자가 우리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노심초사한다”며 “늘 불안하지만 걱정만 할 수 없어 기도모임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례(모니카, 서울대교구 행운동본당)씨는 “소방 공무원인 지인을 통해 소방관들의 어려움을 자세히 알게 됐다”며 “2년 전부터 기도모임에 참여하며 소방관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가 정서 치유 활동에 나서게 된 것은 소방관들의 74%가 사고 현장 수습 등으로 트라우마를 겪으면서도 제대로 된 치료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고강도 재난 훈련을 받는 소방관들에게는 그들이 겪는 트라우마나 심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계기나 프로그램이 절실히 필요하다. 강 신부는 “트라우마는 훈련을 통해 단련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소방관들이 끔찍한 현장을 경험하고 느낀 감정을 건강하게 표출할 수 있어야 제대로 치유받고 본연의 업무에 계속 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방가족을 위한 기도모임은 소방사목에 관심 있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직장사목팀 소방사목은 ‘가톨릭 의용소방대 피정’과 ‘소방공무원을 위한 1일 피정’도 진행한다.

전은지 기자 eunz@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