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예고한 미카 성인은 구약성경의 열두 소예언서 가운데 한 권인 미카서의 저자입니다. ‘미카’란 이름은 ‘누가 주 하느님과 같으랴?’라는 뜻인 히브리어 ‘미카야후’ 또는 ‘미카예후’의 축약어로, 구약 시대에 흔한 이름이었습니다.
예언자 미카의 신상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른 예언자들처럼 함께 소개되는 아버지 이름이 생략됐고, 단지 “유다 임금 요탐, 아하즈, 히즈키야 시대에 모레셋 사람 미카에게 내린 주님의 말씀”(미카 1,1)이라는 머리말을 통해 모레셋 출신임을 알려줄 뿐입니다.
모레셋은 예루살렘에서 남서쪽으로 약 35㎞ 떨어진 유다의 작은 시골 마을입니다. 그의 예언 활동 시기도 1장 1절의 언급과는 달리 요탐과 관련된 예언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기원전 722/721년 북부 이스라엘(사마리아) 왕국이 아시리아 제국에 의해 함락된 사실의 선포(1,6-7)나 기원전 701년에 아시리아 임금 산헤립이 예루살렘을 공격해 남부 유다 왕국 일부가 아시리아에게 병합된 사실(1,10-16)을 반영한 것으로 보아 701년 무렵까지 예언 활동을 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미카는 이사야 성인과 아모스 성인과 동시대인 기원전 8세기 말에 활동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심판을 선포하는 사명을 띠고 온(3,8) 유다 출신 예언자 미카는 예루살렘 지도자들과 사제들, 직업 예언자들의 부정부패를 비난했고, 사회·경제적 불의를 신랄히 고발했습니다. 그는 호세아 성인의 ‘사랑’, 아모스의 ‘정의와 공정’, 이사야의 ‘거룩하신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신뢰(겸손)’를 지닌 예언자였습니다. 유다의 원로들은 “모레셋 출신 미카가 유다 임금 히즈키야 시대에 예언하였다”(예레 26,18)고 증언했고, 미카의 활동을 들어 예레미야(Jeremias) 예언자를 변호했다고 할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컸습니다.
히즈키야 임금의 종교 개혁도 미카의 예언으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직업 예언자들과는 달리 세련되지 않은 언어를 사용했던 미카는 사회 정의를 선포한 예언자일 뿐만 아니라 지배 계층에 소농(小農)들의 권리를 주장한 농촌 예언자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미카는 하느님께 대한 이스라엘 백성의 순수한 예배를 강조하면서 심판뿐만 아니라 하느님 용서와 자비에 대해서도 선포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이루시는 구원을 선포한 것입니다. 미카가 선포한 예언의 절정으로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예고를 들 수 있습니다. 미카는 온 인류의 주님께서 다윗 가문에서 새 영도자가 태어나게 하시어 온 세상을 통치하도록 하실 것임을 선포했습니다.
“너 에프라타의 베들레헴아 너는 유다 부족들 가운데에서 보잘것없지만 나를 위하여 이스라엘을 다스릴 이가 너에게서 나오리라.”(미카 5,1) 미카는 하느님에 의해 선택된 이스라엘 민족 삶의 중심지인 예루살렘이 아니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시골, 다윗 임금의 고향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실 분이 몸소 평화가 되시리라고 선포했습니다.(미카 5,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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