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교회 내 미성년자 보호’ 회의 폐막… 지역 교회 차원으로
아동 전담반 등 설립 예정
▲ 프란치스코 교황은 2월 21~24일 전 세계 지역 교회 주교회의 의장들을 바티칸으로 소집해
‘교회 내 미성년자 보호’ 대책에 관해 논의했다. 교황은 관련 문제에 가장 엄격한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구체적인 후속조치들은 지역 교회를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교황과 회의 참석자들이 2월 23일 회의 전 기도를 바치고 있다. 【바티칸시티=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 지역 교회 주교회의 의장들을 소집해 개최한 ‘교회 내 미성년자 보호’ 회의가 지난 2월 24일 막을 내렸다. 교황은 회의 폐막 연설에서 성 학대를 저지른 성직자를 ‘악마의 도구’라고 힐난하며 “악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할 시간이 왔다”고 강조했다. 또 성 문제에서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아동 학대에 맞서 전면적인 싸움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황이 전 일정을 함께한 이번 회의에는 114개국 주교회의 의장 주교들과 남녀 수도회 장상, 동방 가톨릭교회 지도자, 청소년 전문가 등 200여 명이 참석, 나흘간 성직자의 아동 성 학대 방지책을 논의했다.
엄격한 대응 필요
교황은 2월 24일 교황궁 살라 레지아에서 폐막 미사 끝에 30분간 연설했다. 교황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았지만, 단호하고 힘이 있었다. 교황은 성직자의 아동 성범죄를 보면서 인간을 제물로 바쳤던 과거 일부 이교도들의 의식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교회 내에서 단 한 건이라도 이같은 범죄가 발생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엄격한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황은 “기도 안에서 모든 가치의 균형을 찾고, 성직자의 성 학대에 관해 교회가 일관된 지침을 제공할 때가 됐다”며 “교회의 목표는 학대당하고, 착취당한 뒤 잊힌 아이들이 어디에 있든지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보살피고 보호하며 돌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아동 성 학대를 저지른 성직자를 비판하며 사건을 축소하거나 은폐하지 않겠다고도 약속했다. 이어 “어린아이를 성적으로 학대한 성직자는 반드시 하느님의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사건을 숨겨주는 일도 더는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앞으로 이뤄질 후속 조치들
교황은 성 학대 범죄가 사라져 어린이들이 교회 안에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8가지를 우선순위에 두고 문제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어린이 보호 △성직자 성 학대를 다루는 티 없는 진심 △지난 잘못에 대한 진실한 정화와 인정 △사제와 수도자 양성 방법의 개선 △지역 주교회의의 가이드라인 강화와 지속적 확인 △성직자 성 학대 피해자 지원 △온라인에서의 아동ㆍ청소년 학대와 착취 종식 △성 관광을 끝내기 위한 시민 당국과의 협력 등이다.
또 교황은 미성년자와 연약한 성인 보호에 관한 자의 교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아울러 바티칸시국에도 새로운 아동 보호법을 적용하고, 지침을 내린다. 구체적인 후속 조치는 지역 교회 차원에서 이뤄진다. 이에 따라 도움이 필요한 지역 교회를 돕기 위한 전담반을 설립할 예정이다.
앞서 교황은 회의 첫날부터 주교들에게 구체적인 조치를 당부했다. 기조연설을 통해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며 “단순하고 신뢰하기 어려운 처벌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조치들이 취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동의 문제로 인식
성직자의 아동 성 학대 문제에 관해 전 세계 주교들이 함께 해법을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은 문제가 일어난 나라의 주교만 부르지 않고 범죄 사실이 드러나지 않은 국가의 주교들까지 모두 소집했다. 아동 성 학대 문제를 교회 공동의 책임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은 첫째 날에는 ‘주교의 책임’, 둘째 날에는 ‘사목자의 의무’, 셋째 날에는 ‘내부 절차의 투명성’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신앙교리성 차관보이자 회의 조직위원회 위원인 찰스 쉬클루나 대주교는 전 세계 지역 주교회의 의장과 동방 가톨릭교회 지도자, 수도회 공동체 등이 함께 대책을 논의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쉬클루나 대주교는 “교회는 지난 몇십 년간 성직자의 미성년자 성 학대 범죄의 심각성을 인정해왔지만, 은폐의 심각성을 똑같이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백슬기 기자 jdarc@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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