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청으로 돌아온 콜럼버스 편지 사본
이탈리아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1492년) 귀환해 쓴 편지 사본이 바티칸으로 돌아왔다.
칼리스타 깅리치 주 바티칸 미국대사가 14일 이 사본을 본래 주인인 바티칸 문서고에 돌려줬다고 교황청 공보실이 밝혔다.
이 편지는 첫 항해에서 돌아온 콜럼버스가 신대륙에서 본 것과 추후 탐험 계획 등을 적어 자신을 후원해준 스페인 아라곤의 페르난도 왕과 카스티야의 이사벨 여왕에게 보낸 것의 사본이다. 당시 이 편지는 라틴어를 비롯해 몇 개 언어로 번역돼 유럽 여러 곳에 차례로 배포됐는데, 현재 약 80개 사본이 남아 있다.
바티칸은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8쪽짜리 사본을 1921년 입수해 줄곧 소장해왔다. 하지만 2011년 한 고문서 전문가가 정밀 조사 후 ‘가짜’라고 통보한 뒤에야 뭔가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바티칸 문화재 담당자들은 미국 국토안보부 전문가 등과 접촉해 누군가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봤다. 원 사본은 결국 미국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보험계리인 데이비스 파슨스씨가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바티칸에서 도난당한 사본인 줄 모른 채, 2004년 뉴욕의 고서적 거래상으로부터 87만 5000달러(9억 6000만 원)에 매입했다고 말했다. 이 사본은 이탈리아의 악명 높은 고서적 도둑 아무개가 뉴욕으로 반출해 고서적상에 팔아넘겼다. 도둑은 현재 7년형을 선고받고 이탈리아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파슨스씨 부인은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사본을 바티칸 문서고에 조건 없이 돌려주겠다고 알려왔다.
사본을 전달한 깅리치 대사는 “문화사에서 값을 매길 수 없는 편지가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온 것을 명예롭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티칸 문서고 담당 장 루이 브뤼게 대주교는 “원 사본이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 것도 현대 문화사에서 값을 매기기 어려운 일”이라며 소유자의 자발적 반환과 관계기관의 도움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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