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시의 아름다운 섬 매물도는 세 개의 섬이 서로 어우러져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기로 유명한 섬이다. 이곳은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곳의 아름다움을 아는 소수의 사람만 찾는 작은 섬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1년 KBS '1박2일' 예능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국내외 여행객들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섬이 되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청정바다를 품고 있는 매물도는 통영에서 동남쪽으로 약 26㎞ 해상에 자리해 있는 섬이다. 특히 통영에서 뱃길로 1시간 반 만에 찾을 수 있는 섬이었지만 지난해 거제시 저구항에 뱃길이 열려 30분 만에 매물도를 찾을 수 있게 됐다. 부산을 경유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거제에서 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예매를 추천한다. 물론 현장예매 좌석이 따로 있긴 하나 이용객들이 많아 시간을 맞춰 표를 사기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주말이나 성수기에는 어렵게 항구까지 가서도 자리가 없어 배를 못 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대매물도, 소매물도, 등대섬 3개를 통틀어 매물도라고 부른다. 섬이 작아 하루에 모든 섬을 둘러볼 수 있지만 대매물도와 소매물도는 배를 이용해 이동해야 하고 등대섬을 가기 위해서는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을 맞춰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특히 주말에는 대·소매물도 두 섬 중 한곳만 들어갈 수 있어 어느 곳을 여행할지 미리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
대매물도는 면적 2.4제곱킬로미터, 해안선 길이 5.5킬로미터 규모의 작은 섬이다. 북쪽에 어유도, 남서쪽에 소매물도가 있으며, 멀리 북쪽 해상 일대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이다. 1810년경 고성에서 이주민들이 들어와 정착하기 시작하였다. 섬의 모양이 군마의 형상을 하고 있어 마미도라 불렀는데, 경상도에서는 'ㅏ'가 'ㅐ'로 발음되는 경향으로 인해 매물도가 되었다고 한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이 조성한 바다백리길 중 해품길이 이곳 대매물도에 있다. 당금마을 또는 대항마을에서 출발해 섬을 한 바퀴 도는 이 트레킹코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 가득 바다(海)를 품으며 걸을 수 있어 해품길로 명명됐다고 한다. 길이 약 5.2㎞ 코스로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바다를 바로 옆에 두고 시원한 바람과 함께 걷다 보면 탄성을 자아내는 해안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동백나무가 밀집된 동백숲, 후박나무 군락, 장군봉 등산로, 소매물도가 가까이 보이는 꼬들개오솔길 등 다양한 길이 하나로 연결돼 있어 트레킹의 재미를 더한다. 최고지대인 장군봉(210m)에서는 기상이 좋으면 일본 쓰시마 섬까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코스 곳곳에 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고 바위와 비탈길도 있으니 긴 바지와 등산화 또는 트레킹화는 필수라 하겠다.
소매물도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당금마을 또는 대항마을 선착장에서 소매물도로 가는 배편을 이용해야 한다. 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해상 환경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니 이동시간을 여유롭게 잡아 놓는 게 좋겠다.
소매물도는 옛날 중국 진나라 시황제의 신하가 불로초를 구하러 가던 중 그 아름다움에 반해 들린 곳이라 전해온다. 이곳은 형제바위, 용바위, 부처바위, 촛대바위 등이 기암절벽과 어우러져 절경을 빚어내고 있고 특히 등대섬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의 전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실제 관광객 중 상당수가 이 풍경을 눈으로 보기 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곳에서는 차가 들어갈 수 없어 두 다리로 걸어야만 섬 곳곳을 돌아볼 수 있다. 트레킹코스는 섬 전체를 돌아볼 수 있는 코스(대매물도 방향)와 분교 방향으로 바로 올라가는 코스 두 가지이다. 대매물도 방향 코스는 길이 험하고 숨이 찰 정도로 가파른 곳도 있지만 숲길을 만끽할 수 있고 대매물도를 조망해 볼 수 있어 소매물도만 들리는 여행객들에게 추천할 만 하다. 하지만 시간과 체력이 부족하다면 분교 방향으로 곧장 가도 나쁘지는 않겠다.
분교를 지나 몇 미터만 지나면 사진으로만 보던 바로 그 풍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등대섬과 그곳을 잊는 바닷길이 그 주인공인데 파란 바다와 하얀 파도 그리고 섬의 조화가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케 한다. 물때가 맞으면 소매물도의 몽돌밭으로 모세의 바닷길이 열려 등대섬까지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데 하얀 등대가 서 있는 등대섬의 전경을 바라보는 것은 소매물도 여행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소매물도는 등대섬을 포함해 3.1㎞만 걸어도 모든 곳을 돌아볼 수 있는 비교적 작은 섬이다. 걷는 시간은 약 2시간 정도가 소요되지만 등대섬을 가기 위해서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고 여유롭게 풍경을 즐긴다면 3시간도 족히 걸릴 수 있다.